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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활

영화 In a better world 이 영화 좋다.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사회 전체보다 거대한 폭력 또는 일상 속의 작은 폭력을 마주한 당신, 약자이니 회피할 것인가, 맞서 응징할 것인가. 한 개인은 안전지대를 찾아 폭력을 회피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폭력은 어디선가 계속되어 언젠가 그 칼 끝은 당신을 향할 수 있다. 사회안전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거나 작동하지 않는 사회에서 약자가 다른 폭력으로 자기를 방어하려 할 때 그것이 더 큰 보복과 불행을 불러올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폭력을 참을 것인가. 맞설 것인가. 폭력을 끝내기 위해 동원하는 다른 개인적 또는 집단적 폭력은 정당한가. 정당성은 어떻게 판단하는가. 야만하고 무지한 폭력배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는 무엇인가. 다른 말로 어떻게 하면 야만, 무지한 폭력배가 폭력을 끝.. 더보기
조카 결혼식 사랑하는 조카가 예쁘게 어울리는 짝과 결혼식을 올렸다. 한 3년 연애하며 아들처럼 딸처럼 양쪽 집에 오가고 사돈끼리 약주도 간간이 나누던 터라 결혼 준비가 쉬웠다. 신랑도 신부도 긴장않고 싱글벙글이다. 요즘은 계절을 안 따진다지만 결혼식은 5월이 좋다. 꽃피고 신록이 올라오고 날이 좋으니 하객 오가기 좋고 신랑신부 혼주 옷 차려입기도 좋다. 니도 한복을 차려입었다. 어릴 때는 어깨 넓고 몸이 뻣뻣해 속치마가 얇아도 한복이 뜨는 기분이었는데 나이 들면서 몇 년에 한번씩 입는 한복이 이제는 몸에 붙는다는 느낌이다. 한복도 입어보니 유행이 있다. 깃을 직선에서 양장처럼 곡선으로 돌리기도 하고 그것따라 동정이 둥그스럼해지고 옷고름이 중앙에서 오른쪽에 앉는다. 회장이 둥글다가 요즘은 양장처럼 날씬한 모양이다. 배.. 더보기
그림 구경 SOAF 2 자꾸 떠오르던 그림 보고 싶어서 작은 애와 SOAF를 다시 찾았다. 인상에 남았던 그림 앞으로 작은 애 손을 끌고 다니면서도 내 취향에 말리지 않도록 작은 애가 발걸음을 멈추는 그림도 열심히 보았다. 지난 번에 보고 마음에 들은 그림 몇 점을 다시 보았다. 키 작은 꽃, 풀, 강과 숲, 풍광의 그윽함을 느끼기도 하고 명랑하고 밝은 기운을 쐬기도 한다. 그 그림들을 오며 바라보고 가며 뒤돌아 보고 앞에 서서 보다가 전시장 폐관시간 다되었을 때 마음의 결정을!!!! 하고 아이에게 너도 좋으냐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지난 주말 집으로 그림이 왔다. 모두들 좋아한다. 2011/05/07 - [즐거운 생활] - 그림 구경 SOAF 더보기
봄 날 산 책 하늘은 회색 구름으로 덮였다. 어제 비를 뿌리고 옅어진 구름 아래 상쾌한 바람이 분다. 오랜 만이다. 철수가 집안에서만 지냈더니 구들장군이 되었다. 지나가는 길 가, 집안에서 컹컹 개짖는 소리가 나면 가던 길을 돌아가려고 든다. 지난 산책길에 다른 개에게 쫄았던 곳이 가까워지면 소심하게 바짝 오그려 앉고 더 가지 않는다. 그러니 발에 흙 묻은 놈을 가끔 안고 철수 기피지역을 지나가야 한다. 구들 장군이니 상전이다. 철수가 잔디가 좋아요 한다. 모처럼 외출이라 봉두난발이다. 그래도 멋지다고 달려드는 친구 있다. 힘찬 발걸음에 한어깨 되는 걸로 보아 사내아이인가 보다. 철수도 남자다. 레이스 탱크탑을 걸쳤지만. 저기 데이트 누나에게 갈까, 비들기를 날려보낼까 생각하는 철수. 하늘과 강이 입을 꽉 다물었다. .. 더보기
마카롱과 푸딩 징검다리 연휴가 저물어 가는 저녁 시간, 작은 애가 휘딱 나가더니 뭘 사들고 왔다. 계란인지 밀가루인지 코코넛 가루인지 뭔가 체에 내리고 거품내고 저울에 달고 달콤한 냄새를 풍기더니 과자를 구어냈다. 마카롱의 정석이라는 책이라도 독파한 건지 상점에서 파는 것보다 맛있다. 마카롱 만들고 남은 달걀 노른자로 뭘 하지...궁리하는듯 하더니 달콤하고 부드러운 푸딩을 익혀낸다. 솜씨가 좋기도 하지. 더보기
그림 구경 SOAF 미술관을 백화점으로 친다면 아트페어는 여러 수준의 작품을 가까이 격의없이 보는 재미가 있달까. 특별한 기대없이 돌아보다가 멋진 작품을 만나는 우연이 좋달까. 이번 SOAF에는 구십 몇 갤러리가 참여하였다고 한다. 번잡할 수도 있지만 화상과 관람객, 작가의 활기 속에 한꺼번에 몇 백 작품이상을 한 곳에서 보는 편리함도 있다. 듣자니 미술시장의 vip들, 백화점에서 거액 매출 올리는 특별 대접 고객들에게는 일반 관람객들 이전에 첫날 시간을 배정하였다 한다. 음...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렇지... 한 때 보고 즐겼다가 뜸해진 작가를 다시 보게 되기도 하고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창의력 반짝이는 작품도, 요즘 뜬다는 작가의 작품도 구경할 수 있었다. 보고 놀랐는데, 송수남의 꽃그림이었다. 선명한 분홍, 빨강, 노.. 더보기
춘천 나들이 - 실내악 여행 3월, 4월에 춘천을 들락거리다가 재미 들렸다. 명동에서 우연히 들어간 카페. 실내 꾸민 것, 커피 내 주는 모양새 모두 특별한 맛이 있었다. 명동 M 백화점 근처 카페이름 cafe millimeter imagination and sensiblility supply depot 무엇보다 젊은 사장과 나누었던 대화가 내실했다. 긔의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시선이 정확하고 냉정했다. 인물을 파악하고 구도를 보는 눈이 있다. 온라인 상의 반응, 열기와 실제 구석구석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온도차를 지적할 줄 알았다. 애정가는 인물들이 2-3년의 가까운 미래보다 멀리 길게 잡고 계획을 세우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곳에 있던 팜프렛이다. 춘천 문화 예술 회관. 강동석, 김상진, 김영호, 김현아, 양성원, 조영창,.. 더보기
후마니타스 책다방 사고 싶은 책이 생겼을 때 어디서 살까 하는 호사스런 고민을 한다. 서점에 가서 들추어 보는 재미, 책을 고르고 읽는 사람들 보는 재미, 다른 거 살 때는 못느끼는, 계산할 때 뿌듯한 기분을 택할까, 쫌 싼데, 나가지 말고 인터넷에서 살까... 미국 가면 들르던 반스&노블스, 보더스는 멋졌다. 낮선 책을 구경하고 음악을 골라 듣고 음반을 사오곤 했다. 편한 의자와 카페가 있는 보더스는 출장 기간 중 주말에 시간 때우기도 좋았다. 온두라스의 테구시갈파는 가난한 수도인데, 한복판 금쪽같을 위치에 서점이 있다. 식민지 시절, 지위 높은 사람이 살던 집인가 싶다. 스페인 풍의 단층 건물이 서점이고 연결된 공간과 정원은 카페이다. 그런 서점과 시민들이 있는 도시는 격조(?)를 느끼게 했다. 책방이 상점에 그치는 .. 더보기
실크로드와 둔황 갑자기 왕오천축국전 원본을 오늘(3/20)까지 전시한다!고 누군가가 말했던 생각이 났다. 1908년 둔황의 고굴에서 프랑스로 옮겨간 이후 한 번도 전시되지 않았던, 앞으로 언제 전시될 지 모르는 1300년 된 보물이다.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미뤄왔다가 마음이 급해졌다. 기회는 찬스다! 프랑스에 가도 못본다! 혜초는 704년 경 신라에서 태어나 719년 15세 때 밀교(불교 공부의 한 방식)을 공부하러 중국에 갔다. 당나라 유학승 혜초는 723년 19세 때 인도로 求法여행을 떠났다. 불교 성지를 순례하며 부처의 흔적을 찾았다. 그의 관심은 불교에 한하지 않아 오천축국을 돌고 토번국, 투르크, 파샤국을 걸으며 사람들 사는 모습을 기록했다. 4년 동안 2만 키로를 걸어 둔황을 거쳐 당의 수도 장안으로 돌아왔다.. 더보기
Black Swan 큰 애가 Black Swan을 보여주었다. 주인공 니나(나탈리 포트만)만 보면, 강박에서 자유로움으로, 소녀에서 여인으로, 엄마에게 복속된 어떤 것에서 독립으로 가는 시간 속에 거쳐야 하는 고통스런 탈각과정에 대한 이야기. 다른 등장 인물들, 예를 들어 베쓰(위노나 라이더)는 무대 위 1인자가 되겠다는 목표와 성취한 것에 존재 전체를 던지고 무대 위의 role에 자신을 100% 투사한다. (인생에서 몇 번이고 마주하게 되는) 상실과 맞서지 못하고 무대 위 역할의 상실을 존재 전체의 상실로 받아들이고 자학하고 가해한다. 그녀의 비극의 이유이다. 베티에게서 나르시스트의 몇가지 전형성을 본다. 자신이 중심이고, 모든 동경과 찬탄의 시선은 자신에게 향하여야 하며, 그것은 당연하고, 주변 사람들을 경쟁자이거나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