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 썸네일형 리스트형 더 폴 The Fall 2010/03/19 00:04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 이야기. 영화는 스턴트맨이 강물로 떨어지고 말과 코끼리가 강물에서 허우적 거리는 장면으로 단박에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도입부는 아슬아슬하고 스펙타클한 영화 촬영 장면인데, 이는스턴트맨인 주인공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영화에 기여하고 상처입고 사라지는 이름 없는 스턴트맨들을 기억하려는 감독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 마음은 영화의 뒷부분 스턴트 장면들로 확인된다. 보기 시작하면서 기대가 부풀었고 곧 빠져들었고 즐거웠다. 이국적이고 환상적이며 의미 가득한 장면의 아름다움, 색상, 의상, 작은 장치들, 상상 속 이야기와 교차하는 비정한 현실 속 이야기, 두 줄기의 매끄러운 엮임, 상상속 등장 인물들의 상징성, 그 모두가 풍부했다. 나.. 더보기 Deutsche Harmonia Mundi - legendary baroque & ancient music 50 cds 2010/03/16 13:41 인터넷 책방에 들락거리다가 이걸 발견!!!하였다. 살까 말까 몇 번을 클릭질 해댔다. 뭔가 사들일 때 신중하자고 마음 먹은 데다 낯선 작곡자가 많이 들어있어 한 번 듣고 옆으로 밀어놓지 않을런지 생각하였다. cd 50장에 십만여원, 에이, 몇 장만 맘에 들어도 성공이다 싶어 샀다. 받고 틀어보니, 큰 보따리에서 선물이 계속 나오는 거 같다. 하나하나 완전 보물이다. 세트는 Bach 부터 음악은 남기고 이름은 남기지 못한 작곡가까지, PalestrinaPalestrina (1525-1594) 부터 Gluck (1714-1787), Boccherini(1743-1805)까지 바로크 시대 작곡자들을 모아놨다.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 속의 Marin Marais와 그의 스승 Sai.. 더보기 권 진규 2010/03/01 21:32 권 진규(1922-1973)는 나에게 특별한 기억이다. 조각도 작가 이름도 모르던 대학 초년 어느 날, 친구가 어느 조각가의 작업실에 가자고 했다. 아마도 73년이나 74년 초 여름, 방학이 시작하기 전 쯤이었을거다. 방문 전에 작업실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흘렸다. 삼선교 부근에서 골목으로 걸어 들어갔다. 60-70 년대 서울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가옥의 한 켠이었다. 작업실에 들어서면서 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그 이전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고독감과 정적을 느꼈다. 직사각의 작업실은 넓지 않았고, 넓기보다 높아 보였다. 茶褐색의 나무 기둥, 나무 선반 , 그 위에 붉은 흙으로 빚어진 크지 않은 작품들이 올려 있었던 듯 하다. 선반 위로 높이 열린 창에서 .. 더보기 콜레라 시대의 사랑 2010/02/27 06:18 백년간의 고독을 쓴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백년간의 고독에 넘쳐 흐르던 현실과 상상속을 넘나드는 문학적 은유, 상징, 재미를 기대하고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잡았으나, 작가 영감의 수다에 중간중간 물렸다. 만연체의 느린 템포는 글도 의미도 juicy하지 않아 책을 내려놓고 싶었다. 이 소설을 쓸 당시 작가의 나이가 사물과 사건에 대해 많은 기억과 생각이 쌓여 있을 때이다.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세 사람 주변에 많은 인물들을 배치하여 그들의 습관, 환경, 매무시 등과 사소한 에피소드-소설의 흐름과 관련없는 작가가 메모해 두었다가 언젠가 써먹으려 했던듯-를 주렁주렁 달아매서, 풍성하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과잉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문.. 더보기 Shakira - Ciega, sordomuda with lylics 2010/02/27 06:22 Ciega, Sordomuda 는 blind, deaf-mute. beat는 흥겹고 노래는 멋지다. 비디오는 육감적이고 선정적이다. 그런데, 가사도 비디오도 섹시하고 어찌보면 퇴폐적으로 보이는 겉모습 아래 깔아놓은 의미가 있는 거 같다. 들키면 위험한 의미를 숨겨놓은 건지 우연히 다른 의미로 해석 가능한 의미고리가 만들어진건지. 없이 사는 동네에서 어린이들 처럼 무해한 놀이를 하던 사람들을 잡아가는 비디오 속 나라의 견찰은 기계찰이다. 심장 자리에 회로판을 심어놓았다. 회로에 입력된대로 움직이는 영혼 없고 판단 못하는 권력의 말단부. 경찰을 경멸하는 생생한 이미지다. 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장님이 되었다. 눈 가려진 사람들은 서로 볼 수 없고 방향 몰라 엇갈리고 어떤이는 허공.. 더보기 Patricia Kass, KABARET 2010/02/09 19:52 Patricia Kaas. KABARET 침침한 조명, 담배 연기, 뭔가뭔가 비밀스런 분위기의 화면이 부드럽고 섹시하게 쉰 목소리와 어울려 매혹적이다. 데까당(decadent)하면서 예술적인예술적인 분위기. 프랑스 産 화면 특유의 매력이다. 반주는 반주대로 호소하듯 당기며 빨아들인다. Pigalle은 환락가로 유명한 파리 동네이름. Moulin Rouge가 그 동네에 있다. Lautrec 그림 속의 댄서들이 비디오 속 댄서들의 선배되겠다. 그들이 입었던 19세기 말 드레스는 콜셋에 속옷으로 바뀌었다. 21세기가 되니 박물관에서나 그것들을 보겠다. 더보기 Julie & Julia 줄리 & 줄리아 2010/01/31 22:42 보는 내내 유쾌했다. 웃을 거리도 많고 주인공 웃기려고 집어놓은 코메디 장면도 있다. 그런 것들 보다 메릴 스트립이 뿜어내는 에너지와 연기가 나를 웃게했다. 그녀의 에너지는 전달력이 세다. 메릴 스트립은 정말이지 쨩! !!!이다. 디아워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본 메릴 스트립은 없다. 기운차고 유쾌하고 목적없어도 진지한, 솔직하다보니 창의적인 요리사 줄리만 보인다. 그녀는 연기를 한다기 보다 인물을 창조한다고 느껴진다. 줄리는 오십년 전에 파리에서, 현재의 줄리아는 뉴욕서 매일 새로운 요리에 도전한다. 가족과 친구들 모여 파티하니 화면에 먹을 게 가득하고 손뼉소리 넘쳐난다. 요리의 즐거움, 남편의 응원, 그리고 사랑. 이것만 있어도 행복이지만.... 줄리는 남편이 발.. 더보기 더 로드는 꽝 2010/01/29 00:38 포스터가 멋지고 선전 문구도 멋져서 보았다 . 마케팅 도구의 왕거품을 보고나니 영화를 흉보고 싶다. 회색하늘, 죽음뿐인 황폐한 땅, 무너진 건물들은 문명이 사라진 대재앙 후의 지구모습을 사실처럼 보여준다. 낡고 때에 절은 옷, 더러운 손톱, 앙상하게 말라가는 아버지는 파괴된 자연과 사회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 회색 길 위에 내던져진 삶의 표현이다. 그게 영화 전부다. 에피소드, 등장인물 성격(성격이랄 게 나타나지 않음)과 행동에 대한 설명이 빈약하다. 때와 먼지에 절어 계속 걸을 뿐 이야기도 긴장도 재미도 의미도 없다. 상투적인 선량한 아버지의 승리, 유치원 어린이 수준의 선악 나누기의 앙상한 뼈대로 2시간을시간을 끌어간다.. 비고 모르텐슨은 이어지는 공포와 긴장 속에 아들.. 더보기 연말 콘서트 구경 2010/01/18 15:51 지난 달,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조용필 콘서트를 구경했다. 공연장은 젊으면 40대 많으면 60대의 아주머니 아저씨로 가득찼다. 그들 모두 즐거운 몇시간을 기대하며 야광봉과 '오빠!' 쓰인 피켓을 들고 오글와글 들떠 있었다. 조용필이 무대에 나오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흥에 겨워 일어서고 춤을 추었다. 친구와 나는 좀 젊잖은(?) 편이어서 그들이 환호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고 웃었다. 나는 그의 노래를 즐겼다. 고전인 그의 노래들은 화려하게 다양하게 변조하는 음색, 저음과 가성포함 높게 올라가는 목청, 70-80년대의 詩적인 가사들로 그의 노래를 자주듣던 시절의 느낌을 되돌려주었다. 두시간이 전부 그의 노래로만 찼다. 노래는 모두 힛트햇던 것들이라.. 더보기 박 노해 사진전, 라 광야 - 빛으로 쓴 詩 2010/01/24 17:00 갤러리 입구에 걸린 사진이 말을 건다. 몇 천년 전부터 여기서 살아왔어요. 저 뒤의 너른 들판은 우리를 먹였고 우리가 돌아가 뼈를 묻을 곳이에요. 그 앞을 우리의 할애비의 할애비처럼 오래된 책을 낭송하며 걸어요. 갤러리를 찿으며 충무로 골목을 걸으며 가볍게 주고받던 우리들 목소리는 사진 앞에서 잦아들었다. 내가 평원을 걸으며 그곳 새봄의 공기를 마시는듯했다. 마음이 조금씩 움직였다. 손으로 고른듯 단정한 밭은 경건하다. 오래되고 소박한 삶의 방식은 그러나, 지켜내기 힘들다. 쿠르드 어린이 사진. 이 아이들은, '무쟈라드'(red card)다. 시리아 정부가 쿠르드인에게 발급하는 붉은 색의색의 무국적자 신분 증명서 무자라드. 이 신분으로는 여행도 대학도 취업도 할 수 없고 차..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