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조카가 예쁘게 어울리는 짝과 결혼식을 올렸다. 한 3년
연애하며 아들처럼 딸처럼 양쪽 집에 오가고 사돈끼리 약주도 간간이 나누던 터라 결혼 준비가 쉬웠다. 신랑도 신부도 긴장않고 싱글벙글이다.
요즘은 계절을 안 따진다지만 결혼식은 5월이 좋다. 꽃피고 신록이 올라오고 날이 좋으니 하객 오가기 좋고 신랑신부 혼주 옷 차려입기도 좋다. 니도 한복을 차려입었다. 어릴 때는 어깨 넓고 몸이 뻣뻣해 속치마가 얇아도 한복이 뜨는 기분이었는데 나이 들면서 몇 년에 한번씩 입는 한복이 이제는 몸에 붙는다는 느낌이다. 한복도 입어보니 유행이 있다. 깃을 직선에서 양장처럼 곡선으로 돌리기도 하고 그것따라 동정이 둥그스럼해지고 옷고름이 중앙에서 오른쪽에 앉는다. 회장이 둥글다가 요즘은 양장처럼 날씬한 모양이다. 배색이 과감하고 다양한 것은 물론이다.
결혼식장에서 오래 못 보고 잊었던 4촌 6촌 형제들, 촌수와 관계가 아슴프레한 아주머니 아저씨들을 만났다. 나는 그 어른들과 세세한 기억이 없지만 그들은 내 손을 잡고 네가 누구로구나, 네가 누구 동생이로구나 하며 어릴 적 나를 기억하고 내가 어떻했다고 짧은 이야기를 해준다. 나는 모르는 내 어릴 때 모습이다. 나는 조카들을 사랑하고 자랄 때 세세한 모습을 기억하지만 내가 그들의 큰 관심 대상이 아닌 것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어머니 안부를 걱정하고 그 연세에 그만하시기 다행이라고 위로를 한다. 내 아이들을 어른들에게 인사시키고 나도 먼 조카들의 인사를 받았다. 핵가족도 소핵으로 분리되는 시대에 자주 못보는 먼 조카들을 만나고 어른들을 초대해 인사를 나누고 좋은 식사를 대접하고 돌아가는 길을 살피니 결혼식이 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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