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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활

눈먼 자들의 도시 2010/11/03 05:21 눈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가. 그것은 본다는 것으로 상징되는 분별력이다. 분별력이 사라진 인간들의 도시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현대의 우리가 살고있는 도시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눈이 멀기 시작했다. 도시 곳곳에서 전염병이 퍼지듯 사람들은 점점 시력을 잃었다. 정부는 실명을 전염병으로 파악하고 눈 먼자들을 수용소에 격리시킨다. 돌보아 줄 아무도 없는 수용소. 눈 먼자들이 무더기지어 수용소에 들어찬다. 건물 어디서고 배설물이 밟히고 악취가 가득하다. 밖에서 오던 배급이 끊기고 사람들은 굶주리기 시작한다. 무리 중 악한 자들이 뭉쳐 폭력과 공포로 먹을 것을 약탈하고 여성을 유린하고 수용소에서 나갈 수 없는 그들에게 아무 의미 없는 귀중품.. 더보기
박노해 사진들-빛은 때를 타지 않는다 2010/10/21 03:07 나쁜 책을 읽고 가슴에 오물이 찬 듯 했다. (읽어야만 했쓰...ㅠㅠㅠ) 가래라도 밷으면 될까. 어쩔 줄 모르겠다. 작년 -라 광야-사진전을 본 감동을 기대하며 세종문화회관 박노해 사진전으로 향했다. 이 번에도 사진이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 작가의 시선, 이라기 보다 그들 사이에 그들처럼, 그들의 그림자처럼 스며들어 그들의 외침과 고통과 기쁨과 평화와 전통을... 사랑으로 담는 그의 카메라가 놀라웠다. 따뜻한 카메라.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 오지 속에서 한계를 자신을 낳아준 땅으로 알고 생명을 지키고 존재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사진들과 지난 번 라 광야 때의 사진 몇 점이 걸려있었다. 사진이 경건한 詩다. 그의 글은 사진에 깊이를 더한다. 라 광야의 "무릎 꺽인 어린 낙타".. 더보기
할 말은 해야지 2010/10/20 05:30 간간히 신문 쪼가리에서 그가 쓴 기념시들을 읽으며 아니다 싶은 감을 느꼈었다. 20대 때야 상실, 허무를 읊은 시를 동감하는 사치도 자랑스러운 나이여서 그 시절 그의 시 몇 줄을 읽었으나 그 때 읽었던 여러 시들 중 하나였을 뿐 가까이 들여다 보았던 적은 없다. 몇 해 전부터 이 맘 때면 미디어들이 호들갑을 떠는 게 마땅치 않았으나 내가 그의 시를 다 읽은 것도 아니고 이해를 못하겠는 것도 많아, 내 느낌과 다른 그런 평가도 있겠거니 생각했다. 우연히 그의 강연을 듣고 그의 허위와 위선, 바닥을 느꼈다. 우연히 불교평론에 난 고은의 만해 비평에 대한 반론을 읽고 나니 과거에 느끼고 지웠던 그의 대한 감상이 떠올랐다. 그의 미당 비판 에 실망한 여러 시인들의 글도 보았다. 그.. 더보기
헛물 켜십니다, 고은 선생 지난 주에 노벨문학상 발표가 있었다. 고은이 받을지도 모른다고 미디어들이 너스레를 떨었고 많은 카메라가 발표시간에 그의 집 앞을 지키는 소란을 떨었다. 많은 신문 방송 기사들은 서로 베낀듯 유럽 출신 소설가가 몇 년을 이어서 수상하였기에 이번에는 다른 대륙 출신이며 다른 장르 즉 시인이 수상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수상자를 문학적 가치와 성취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월드컵, 올림픽 개최지를 정치적 상업적 득실을 따져 지역을 결정하듯 문학 평가에 적용하고 종목(?) 안배까지 예상하는 건 지극히 한국 미디어스러운 사고 습관이다. 그렇게 정치적, 지역적, 종목별 배점에 능한 한국미디어가 왜 고은인지, 왜 그의 문학 인가라는 평가 기사는 쓰지 않은 듯 했다. 한 주가 지나지 않은 오늘, 사람들은 노벨 문학상에 .. 더보기
그냥 저냥 민숭민숭 옥희의 영화 2010/10/02 01:51 오늘 "옥희의 영화" 를 보았다. 홍상수 감독. 개별적인 짧은 이야기 4 쪽 중 마지막 편 제목이 옥희의 영화이다. 첫 쪽은 영화감독 진구(이선균)의 하루를 따라간다. 영화과 강사이기도 한 진구는 고집스런 여학생과의 상담을 마치고 영화과 송교수(문성근)의 사무실에서 영화계가 예술은 죽었고 자본을 따라 움직인다고 비판하는 송교수에게 권위와 존경심을 느낀다. 진구는 자신을 부르지 않은 술모임 시간을 기다리며 교정에서 초라하게 웅크리고 졸다가 니콘을 나이콘이라고 읽는 초보 찍사에게 사진 찍히고 찍사에게 자신이 영화감독이라고 말한다. 초보 찍사는 감탄과 동경의 눈으로 진구를 본다. 지나가던 교수로부터 송교수가 뒷돈을 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소문이 파다하다는 거.. 더보기
행복한 영화감상 돈조반니 2010/10/02 02:02 저녁 먹고, 아이스크림이나 핥을까 하고 나갔다. 지난 여름, 날이 뜨거워 밤 늦게 가끔 가던 곳. 에어콘 씽씽 틀고 유리문 다 열어놓고 지나가 던 사람도 냉기 쐬게 하던 곳인데, 오늘은 가을이라고, 사람들은 유리문을 닫고 안에 들어 앉아있다. 맞은편이 상상마당. 영화프 로 잠깐 구경하자 싶어 게시판을 보았다.옥희의 영화...그건 봤고....돈조반니...어떨까? 아, 10분 후면 시작한다! 오케, 아이스크림은 나중에! 즐겁고 행복한 두 시간이었다. 베니스와 비엔나 배경. 아름다운 유럽 도시의 미 술관 18세기 그림 속에서 모짤트의 음악을 들으며 호사한 기분이다. 스피커 좋은 극장 안에 아름다운 아리아, 오케스트라의 모짜르트 연주. 모짤트의 바하 연주가 가득하다. 거기에 그 시.. 더보기
아시아 리얼리즘 Realism in Asian Art 2010/08/25 01:33 덕수궁 미술관에서 Realism in Asia라는 주제의 전시회가 있다. 더위에 나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함께 보자고 몇이 모이게 되어 일요일 아침에 나섰다. 매표소 앞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는데....오전부터 볓이 뜨겁다. 11시에 대한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 행사를 하는구나.... 어린이 동반 가족, 외국인등 많은 사람들이 땡볓을 마다않고 교대 의식을 사진기에 담는다. 경복궁과 덕수궁에 각각 수문장 교대식이 주 6일 연출되는데, 관람객을 꽤 모은다 한다. 경복궁 수문장은 조선 초기의 모습이고 덕수궁은 영정조 때의 복식과 행사를 따른 것이라고 한다. 사진을 찾아보니 경복궁 수문장의 복장은 중국, 고려의 복식과 닮아있고 그에 비해 덕수궁 수문장의 복식은 근대(?)적으로 보인.. 더보기
질투 2010/08/12 04:00 질투 Alain Robbe-Grillet 알렝 로브그리예 민음사 박이문, 박희원 옮김 소설의 초입에 누구라고 규정할 수 없었던 화자가 집, 가구, 그림자, 빛, 방향등 공간 속의 사물을 세밀하고 집요하게 그려낸다. 촘촘한 모눈 종이안에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없는 잔 그림이 빼꼭히 들어차있는듯해서,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 채, 화자가 끌고가는대로 온 신경을 집중하며 따라간다. 무엇인가 이야기할 거라고 기대하며 그의 집요한 시선과 묘사만큼이나 날카로워져 더듬이를 가동하면서 묘사를 쫓아간다. 그러나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집, 가구, 죽은 벌레의 흔적, 아내의 손가락 사이에 구겨진 행커치프, 프랑크 옆에서 바르르 떨리던 아내의 손가락, 아내 A와 이웃 남자 프랑크와의 반복되는 .. 더보기
마론 브란도의 영화 BURN! 2010/06/21 16:09 지난 토요일 밤 EBS에서 보여준 영화 제목이다. BURN! 다 태워버려! 쯤 되겠다. 1969년 공개작, 마론브란도 주연. 처음 들어 본 제목이었지만 몇 장면 - 카리브해의 포르투갈 식민지, 사탕수수 농장의 흑인 노예들, 자유도 희망도 없는 그들에게 구세주처럼 보여진 영국인, 그의 숨은 목적, 섬 밖의 세상의 헤게모니 싸움을 알지 못하는 식민지인들.... 서유럽의 중남미 식민지화의 한 패턴을 보여줄 것 같아 흥미를 느꼈다. 혹시 영화 시간 놓칠까봐 핸폰에 울림 저장.... ........................................................................................................... 1840년.. 더보기
어떻게 일본 과학은 노벨상을 탔는가 2010/05/09 12:49 김 범성 지음. 살림지식총서. 어떻게 일본일본 과학은 노벨상을 탔는가 한 해를 마감할 때면 노벨상 수상 소식이 들려온다. 가끔 일본의 과학자가 수상자에 포함된다. 과학의 폭과 깊이가 앞서는 서구에서 노벨 과학상을 타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창조에 약하고 모방에 강하다'고 알려진 일본이 과학상을 탄다고 하면 경이롭기도 하고 괜시리 우리도 근접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13명의 일본인이 과학분야 노벨상을 탔다. 2차대전의 재를 치우고 있던 1949년 첫 수상 이전 1901년에 이미 일본인 과학자가 노벨상 후보로 추천되었다. 20세기에는 수상자와 후보로 추천되었던 많은 과학자들이 일본의 토꾜대, 교토대등 유명대학출신 엘리트로 미국, 독일등에서 연구의 깊이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