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썸네일형 리스트형 역설 아침 여덟 시가 좀 안되었는데 전화가 왔다. 이런 시간에 온 전화는 필시 급한 일일 터. 아래층 할머니다. 번호로 여는 전자 개폐기 고장 나서 문이 안 닫힌다는 거였다. 새벽에 신문을 들여놓고 문을 닫았는데 뭔가가 걸려 움직이지 않는데, 설명이 어렵다고 내려와 보시면 안다고 했다. 영락없이 내려 오란 소리다. 대충 잠바를 걸치고 내려갔다. 초인종을 누르니 할머니가 문 열려있어요 한다. 문을 여니 길게 접어 문설주에 끼워 넣은 신문지들이 툭툭툭 떨어졌다. 할머니는 전화하고 싶었지만 너무 일러 여덟 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고, 바람이 어찌나 들어오는지 신문을 접어 끼웠다고, 갑자기 왜 이런지, 기술자를 불러야 할지.... 계속 말한다. 보니 전자식 개폐기와 나란히 달린 열쇠식 개폐기의 걸쇠가 튀어 나와 있다... 더보기 겨울 생활 살을 에는 추위도 계속되니 익숙해 지는가 보다. 추위를 핑계로 운동 나가지 말까 하다가 싸매고 나간다. 겨울이 춥지 않았을 때는 온난화 때문에 겨울이 겨울 같지 않다고 했는데, 이제는 온난화로 빙산이 녹아 우리 사는 위도가 추워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여름은 엄청나게 더우니 뭔가 아귀가 안 맞는다. 작년 겨울 추웠고 지난 여름 유난히 더웠고 이번 겨울 추위,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사람들이 시선을 보내지 않는 구석에 사는 사람들은 잊혀지고 얼고 죽었다. 물고기도 동사했다. 오는 여름은 어떠려나. 집 앞 강이 얼었다. 예년에는 어쩌다 강의 가장자리에 얼음기가 있다가 사라지는 정도였으나 올해는 얼고 다시 얼고 그 위에 눈이 쌓였다. 물살이 센 줄기가 낮에 녹으면 밤섬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가 무리 지어 헤엄.. 더보기 녹였어요 아침에 아래층 혼자 사는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때 전화 못 받고 두어 시간 후에 전화 걸었다. 온수가 안나오기에 우선 내게 전화했다면서 급해서 사람을 불러 처리했다고 한다. 잠깐 파이프를 녹였을 뿐인데 큰 돈을 요구하더란다. 십 년을 살도록 옥내에 있는 보일러 배관이 언 적이 없었는데, 올 겨울, 유난히 춥긴 춥다. 할머니는 "하필이면 오늘 세탁기도 고장 났어요. 빨래가 다 되었을 줄 알고 열었는데, 그냥 물이 고대로 있어요. 탈수가 안 되요."한다. 나는 할머니, 세탁기 고장난 게 아닐 겁니다. 배수 파이프에 고인 물이 얼어 안나가니 온수로 녹이거나 날 풀리면 돌아갈 겁니다 하고 일러주었다. 아 그런 건가요, 날 풀릴 때까지 빨래를 미뤄야 되겠군요 한다. 배관이 얼어서 온수가 안 나오는 거니 .. 더보기 세상이 이렇게 바뀌는구나...신문이 아이패드 속으로 Journalists to launch News Corp's iPad newspaper January 13, 2011, 11:20pm By RYAN NAKASHIMA AP Business Writer 세계 최초의 iPad 신문 The Daily가 발행을 준비중이다. 져널리스트들은 이미 고용되어 LA와 뉴욕을 포함한 여러 사무국에 자리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월 19일 샌프란시스코의 MOMA 에서 열릴 행사에서 News Corp.소유의 전자 신문 발행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그는 iPad 제조사 Apple Inc의 CE 스티브 잡스와 News Corp.의 CEO 루퍼트 머독이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에 구독료가 있다면 태블릿 전용 신문 구독료가 얼마가 될 것인지를 포함하.. 더보기 섭섭한 연말 지난 12월 28일 오후에 철수엄마이야기.textcube.com을 연결하니 tistory로 연결된다. 예전 글은 사라졌고 검색되는 글들만 웹문서로 떠돈다. textcube를 인수하고 몇 달 뒤 google은 자사 브로거와 합병하더니 몇 달 후 textcube를 접는다고 이사가라고 공지하였지만 사용자에게 충분한 안내와 대화 없이 방을 폐쇄한거다. 벙 찐다는 게 딱 이런 경우다. textcube로부터 단 한번의 폐쇄 관련 공지글이 있을 을 뿐인데, 그 안내문도 나같은 IT 외곽인에게는 낮선 용어들이어서 기술적으로 어떤게 유지되고 어떤게 끊어지며 어떤 스케즐로 진행될 거라는 정보를 받을 수 없었다. 사용자들의 질문이 많이 달렸지만 답변은 없었다. 구글의 브로거로 가면 문서는 연동되겠지만 낯선데다가 사용자와 대.. 더보기 포장 찌게 집으로는 짜장면만 배달 되는 줄 알았는데 어느날 고등학생이었던 큰 애가 동네 백반집에서 백반을 시켜먹었다고 했다. 야근 할 때 사무실로, 시장 골목에골목에 백반이 은쟁반에 담겨 오가던 걸 보고도 집으로 밥 시켜먹는다는 생각을 못했다. 주택가의 작은 식당에 손님이 없어도 부엌은 움직였던게 배달주문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십년너머 지나면서 '가정식 백반'은 물론이고 죽, 국, 탕 등 국물 음식도음식도 여러 가지 용기에 담아 배달이 가능하게 되었다. 동네 조그만 식당에 '배달' 됩니다', '포장 됩니다'라는 안내문이 흔하다. 그래도 가서 먹었지 짜장면, 피자 빼고는 시켜 먹거나 포장해 온 적은 없었다. 김장은 맛있게 익어간다. 김장 전에 먹던 배추김치는 인기가 떨어져 언제나 팔리려나 기다리며 냉장고 안에서 시어.. 더보기 꿈자리 어지러워 2010/12/06 02:05 꿈자리가 어지럽다. 터널 같은 건조물 가운데에서 차 트렁크 열어놓고 시위용품을 꺼내고 사람들이 주변에 모이고 터널길을 따라 돌다오니 아무도 없는 길 끝. 지하도 입구처럼 셛터가 내려오는 걸 잡고 밖으로 나오니 어둠이 펼쳐져 있는 언덕 끝은 낭떠러지다. 차와 사람들을 찾으러 터널로 돌아갈 길은 보이지 않고 나 혼자 어둠을 보고 섰다. 경상도 멀리 농사지러 내려간 친구 부부는 이삿짐을 묶어놓고 집을 내놓았다하고 누군가의 다리가 끊어져 없어진 자리에는 너덜거리는 살 끝, 피도 말라 붙은 듯하다. 황지우와 이인성과 학생 시절 어울렸던 친구 몇이 젊었는지 늙었는지 모르겠는 얼굴로 나타났다. 하루가 다 졌으니 잊혀질 시간인데 꿈 속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어제 밤, 황지우의 버라.. 더보기 군고구마 잡담 2010/12/10 14:59 요즘 군 고구마를 즐긴다. 물 고구마에서 밤 고구마 시대를 거쳐거쳐 호박 고구마가 등장해 군것질계를 잡고 있는데, 호박고구마를 권좌에서 밀어낼 다른 고구마의 탄생은 쉽지 않아보인다. 더 이상 달고 부드러우며 건강에 좋을 수가 있겠나. 고구마는 구황 식물로 등장하여 오랜동안 하대와 촌티의 세월을 거쳐 다이어트 시대를 맞이하여 바야흐로 국민 대표 간식으로 등극하였는데, 우리집에서는 본식 자리를 넘본다. 인간계뿐 아니라 견계의 철수도 나만큼 군고구마를 즐긴다. 사료와 고구마를 밥그릇에 담으면 고구마만 다 먹고 사료는 남는다. 고구마를 구우면 때 집안에 단 내가 퍼진다. 가을부터 구워대서 이제는 냄새만 맡아도 다 익었는지 알 수 있는 수준에 달했다. 딱딱하던 몸이 부드러워지며 팽팽.. 더보기 지난 주 2010/11/30 03:37 머리도 몸도 번잡한 열흘이었다. 제주도에서 그날 낚은 검은돔으로 매운탕 끊였다는 후배 집에 일요일 저녁에 모였다. 여러 지방産 막걸리 맛을 즐기다 자정을 넘겼다. 이야기거리는 다 떨어졌는데 청춘인듯 헤어지기 싫어한다. 다른 후배 사무실로 옮겨 나는 졸고 후배들은 새벽까지 마셨다. 비 온후 나무잎 뒹구는 사람 없는 밤 길에 바람 맞으며 택시 잡으려니 기분은 젊은 듯 했지만 집에 와서 시체가 되었다. 화요일 저녁 약속을 위해 몸이 깨어날 때 쯤, 연평도 포격. 목숨을 잃고 집은 부서졌고 사람들은 섬을 떠났다. 포 몇 문, 레이다는 먹통이었다. 도발 이전의 사실에 대한 기사나 분석 없이 모든 기사는 똑같은 소리와 장면을 반복했다. 친구들은 연변식 양고기 꼬치구이 집에서 중국산 쎈.. 더보기 카페 전쟁 빵집 전쟁 2010/11/18 14:01 서교동, 동교동, 상수동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오래된 나무가 무성한 정원 넓은 아름다운 주택이 많았다. 휴일 오전에 한적한 골목을 걸으면 나무에 깃든 새의 명랑한 노래에 저절로 행복해지는 동네였다. 몇 년 사이 주택이 헐린 자리에 키작은 빌딩이 서고 정원은 시멘트 바닥의 주차장으로 바뀌었고 새소리는 귀해졌다. 시간이 가면 변하게 마련이나,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속도면 좋겠다. 몇 년 사이 많은 주택이 카페, 음식점으로 바뀌었다. 예쁜 카페 옆에 별벅스, 그 옆에 무명 카페, 돌아서면 홀리스커피...유동인구보다 빨리 늘어난 카페는 몇 달 만에 주인, 간판, 인테리어가 바뀌었다. 들여다 보면 주인 혼자 노트북과 놀고 있다. 일견 평화로워 보이는 카페장사가 내가 보기에는 카..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