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썸네일형 리스트형 요리 요술 식당 예술 2010/11/16 03:31 작은 애가 저녁을 샀다. 몇년 전부터 한 번 가고 싶었지만 예약 손님이 많고 테이블이 적어 기회가 오지 않던 삼청동의 아따블로에 어떻게 예약이 된 모양이다. 안방 건너방에 조그만 마루가 있었을, 없었다면 옹색한 부엌이 있었을 조그만 한옥 내부를 트고 지붕을 담 끝으로 이어 낸 곳에 주방을 만든 조그만 식당이다. 테이블 대여섯개. 내부는 흰 회칠에 조그만 그림을 건 정도로 간단하다. 하얀 테이블보 위에 실버웨어 셋팅한 것이 코스가 만만찮다고 알려주는 듯하다. 이곳에서는 주문을 할 필요가 없다. 주방장이 그날의 메뉴를 정해놓기 때문이다. 그가 분필로 메뉴를 적어놓은 칠판을 들고와서 첫 접시는 뭐고 중간에 뭐가 나온다고 설명한다. 프랑스 요리라 뭔지 모르지만 메뉴에서는 맛있는 소.. 더보기 수영 잘한다! 2010/11/17 01:25 오늘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물 속에서 다리가 지느러미처럼 리드미칼하게 흔들리며 몸이 쭉쭉 나가고 팔로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것을 보니 내 숨이 가쁘고 다리에 기운이 들어간다. 박태환이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고 게임의 후반이 되어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니 내 주먹이 꽉 쥐어진다. 물 속에서 달리는 거 봐서는 누가 박태환인지 놓친다. 모두들 물보라 일으키며 자세 흐트러짐 없이 쭉쭉 나가는 거 보면보면 다 잘한다. 열심히 뛰어나게 잘해서 거기까지 뽑혀 와서 주욱 출발대에 대기하고 있는 여러 나라 젊은 얼굴들을 보니 다 체격 좋고 잘 생겼다. 일 이초 상관에 기쁨과 섭섭함이 갈리지만, 거기에 섰다는 게 영광이다. 일등만 기억하.. 더보기 무엇이 아침에 눈 뜨게 하는지 2010/11/10 19:56 잭 웰치 취임후 GE는 최강의 회사가 되었다. 세계는 그의 리더쉽에 주목했다. 그의 인터뷰중 한 조각. 대충 기억.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그렇게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십니까? 비결이 뭡니까?" "별 거 없습니다. 나는 역량있는 사람들과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역량있는 이들을 찾고 그들을 키웁니다. 그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줍니다. 일년에 몇 백만달러씩 벌어 이미 부자인 사람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그들을 아침 일찍 침대에서 일어나 일하러 나옵니다. 나는 그들을 아침이면 벌떡 일어나게 합니다. 내가 하는 일은 그 뿐입니다. " 도대체 뭐가 밀리어네어들을 달콤한 잠자리를 차고 새벽같이 일어나게 할까? 지치도록 경쟁했고 충분히 성공했고 넘치도록 돈이 .. 더보기 아이들 결혼식 2010/11/03 22:15 아이들 나이가 차니 결혼 시켰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부모로서 자식 인생의 중요 전환점을 챙기고 마무리하는 책임을 마쳤냐 묻는 거다. 그런데 당사자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요즘 세상에 결혼 "시키다"라는 말이 적당한가? 부모끼리 사돈 하자고 아이들 짝을 맺어주던 시대에 쓰던 말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결혼 시키는 것은 청소 "시키는" 것과 달리 대학까지 공부 "시켰다"할 때의 재정적 지원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어느 교수가 자기 아들 결혼 시킨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주 웃겼다. 아들이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왔기에 여러 말 묻지않고 허락하면서, 결혼식은 아버지가 준비하겠다 했더니, 아들, 며느리가 그러시라고 했다. 아버지가 학자로 이름 난 사람이니 권위에 눌렸는지 사돈 측에서도 그.. 더보기 교보문고 헌팅 2010/10/22 01:35 교보문고에서 책을 골라 읽고 있었다. 서가와 서가 사이에 서서 뒤뒤 쪽 서가에 등을 대고 고개를 수그리고 책 장을 넘기는데, 누가 옆에서옆에서 말을 걸었다. 남자 목소리. "무슨 책을 보십니까?" 한다. 나는 "아, 예" 하면서 이겁니다 하듯이 책 표지를 보여 주었다. 그는 "아, 그 사람요, 대단한 화가지요. 대단 합니다" 하더니 "그 사람에게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한다. 나는 같은 서가에서 책을 고르니 옆사람에게 뭐 읽냐고 말 걸기도 하는구나....싶었다. "뭐 좀 찾아보려구요" 했다. "혹시 그림 그리세요?" 한다. 나는 아뇨 답하고 너무 박하지 않은 속도로 다시 책을 읽으려 했다. 그가 다시 "그럼, 선생님이신가요?" 한다. 나는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나를 보며.. 더보기 봉하 막걸리에 반했어 2010/10/12 19:15 친구와 삼겹살 먹으러 단골집에 갔더니 처음 보는 포장의 술을 내어준다. 우리가 오면 맛이나 보라고 막걸리 몇 병을 친구가 맡겨놓았다는 거다. 술이 공짜이니 기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친구가 맡겨놓은 술. 첫 잔. 오오, 맛있다. 자연 그대로의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 자연스러운 달콤함. 다시 한 잔. 가공안된, 순수하고 연한 향기가 느껴진다. 밥을 막 지어 첫 주걱을 뜰 때 느끼는 구수하고 편안하고 옅은 단 내랄까. 첫 눈에 반한다고 하는데, 봉하 막걸리에 첫 모금에 반했다. 이런 쌀향기를 언제 맡아 보았더라? 일부러 정종 전문 일식집에 찾아가 매니저에게 물어서 주문한 일본 정종이 농염한 술향기를 풍겼다. 세상에 그렇게 매끈하고 달콤하고 고급한 쌀향기 술은 처음이었다. 양으로.. 더보기 살다보니 봤던 거 고대로 하네 2010/09/15 01:45 아들이 안입을 옷이라고 옷을 한보따리 내놓는다. 누구 줄 거 버릴 거 고르다 보니 박스도 안뜯은 새 트렁크가 보인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허리 고무에 영어로 상표가 새겨진 삼각팬티가 유행인지라 반바지처럼 헐렁한 트렁크 (사각팬티)는 안입는다. 재활용 불가! 아깝다. 진솔이라 원단도 톡톡하고 셔츠처럼 줄무늬도 있다. 더운데 집에서 입을까? 앞이 트였는데 웃기잖아? 하면서 입어보았다. 거리의 젊은 여자들이 입고 다니던 짧디 짧은 반바지보다 아들의 사각 팬티가 더 길다. 다리통은 넉넉하다. 여름내 입고있던 정식(?)반바지보다 시원하다! 완벽 통풍! 오호라! 집에서 팔월의 후반을 이거 입고 지냈다. 아들의 런닝을 적셔서 등에 올리고 여름을 나던 엄마가 생각난다. 어쩌다 tv를 .. 더보기 옛날 여름 이야기 2010/08/11 07:13 태풍이라는데, 바람 센 굵은 비 한 두시간 내리더니 그친다. 그나마 식은 바람이 불어 좀 살겠다. 비가 들이치거나 말거나 창문을 다 열어놓고 현관문까지 열어놓았다. 날이 너무 뜨거우면 채소들도 늘어지고 녹는다. 강가 크레인에 올라간 사람들도 열기에 걱정된다. 비바람이 너무 세면 그것대로 걱정이지만. 그래도 비가 좀 더 내려 땅과 열기를 식혀주었으면... 하루 종일 바람을 쐬도 실내 온도는 내려가지 않는다. 벽이고가구고 공간 깊이 열기를 품고있는가보다. 어릴 때 기억인데, 모시입는 계절은 한여름이니 7,8월이겠는데, 이렇게 덥지는 않았었다. 마루에서 엄마와 작은 엄마가 할머니 모시 치마를 이쪽 저쪽 끝을 잡고 숯 올린 다리미로 다렸다. 풀을 메겨 밟고(다듬이질 했던가?) 편편.. 더보기 막걸리 온 더 락스 2010/08/09 01:48 막걸리 온더락스...ㅎㅎㅎ 이렇게 마시는 방법이 있구나. 뜨거운 날씨. 아이스크림집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해 질 무렵, 달궈진 거리는 열기를 내뿜는다. 두부장수처럼 종를 치며 막걸리 수레가 지나간다. 수레를 끄는 이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가볍게 쳐다보았을 뿐인데 그가 반색을 하며 마셔보라고 뚜껑을 딴다. 그럴 거 없다고 손을 저으니 괜찮아요, 한잔 드셔보세요 한다. 목소리가 장사익처럼 걸지다. 요즘 흔해 빠진게 티샤쓰인데, 걸치고 있는 상하의가 다 낡았다. 서울에 안들어 (못들어?)오는 막걸리라고, 귀한 거라고, 한 잔 건네주면서 웃는데 , 그의 앞니 하나가 없다. 한 병에 삼천원인데 두 병에 오천원 달란다. 만원을 건네니 6천원에 3병 가져가라고 4천원을 건네준.. 더보기 묻고 따져야할 보험 광고 2010/07/30 04:12 한동안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니 가입하라는 보험광고가 있었다. 언뜻언뜻 들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험금을 내 준다는거 같았다. 여러번 들어보니 묻지도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니 가입하라는 소리였다. 유사시 보험금을 받는게 보험가입의 목적인데, 그 설명은설명은 없고 쉽게 가입 받아준다는 소리만 한다. 보험 가입 신청을 받아주는 게게 혜택 주는 건가? 보험 못들어 곤란한 사람이 많은가?..... 보장 내용,내용, 가격, 보험금 지급 조건을 묻고 따져야 할 게 보험인데, 묻지도 따지지도따지지도 않는다니, 상호간에 불안한 판매다. 관계당국으로 부터 광고문구가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광고주광고주 라이나 생명은 버티다가 광고를 내렸다 한다. 그만큼 어처구니없는어처구니없는 되는 광고가 또..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