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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사는 법 2009/06/27 03:26 상수역 승강장 벽에 걸려있다. 한가한 역에서 지하철오기를 기다리다가 보았다. 운명의 땅은 가혹하다. 힘들고 억울하다고 거역 할 수도 없다. 푸른 눈을 부릅뜨고 고개 숙이지 않을 뿐이라고? 아니 그 이상. 연한 발톱으로 딱딱한 바닥에 뿌리를 내려 삶을 이어간다. 시간은 가고 결국에 공구리는 뿌리 속에 함몰한다는걸 알고있기에.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그가 생각난다. 언 듯 차갑고 공구리처럼 딱딱하고 벽처럼 등돌린 이 땅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경쟁에서 이기고 돈이 장땡인 천박한 이들이 구조틀을 공고히 하고있는 이 나라에서 자본력, 지배력을 기득권 내부 연결망 안으로 한정하려는 구조안에서 그의 대통령으로서의 탄생은 기적이었다. 기적은 그러나 거칠고 눈 먼 발길에 밟혔다. 그.. 더보기
돌 탑 청남대는 대통령 별장이었지...노무현 대통령은 청남대와 대청호를 국민에게 돌려주었다. 당연한 걸 당연하게 하지 않았던 과거 권력들. 배타적 금줄 긋기를 당연하게 알고 살았던 국민들. 지각없는 불쌍한 국민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당연한걸 당연히 했던 자연스럽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다. 동네사람 5000명의 참여. 둥글고 소박한 돌 탑. 차갑고 딱딱한 돌 무더기가 아니라 따뜻한 젖같다. 젖에 매달린 아이들처럼 삐뚤삐뚤한 어린이의 글씨. 힘을 나눠준 이에게 돌 하나씩 들고와 쌓을 힘 밖에 고마움을 표할 다른 뭐 하나 가진 거없는 동네 사람들. 우리가 무엇을 잃었는지.... 잃은 것을 잊지나 않을런지....한 밤에 사진 보고 울었다. 더보기
오래된 일기-오체투지 2009/06/05 20:05 2009년 5월 16일, 오체투지 103일째. 비가 많이 온다. 수경 스님, 문 규현 신부, 전 종훈신부. 그 들을 따르는 사람들. 과천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날. 친구네 결혼식은 가지 않기로 정했고 오전에 오늘 오체투지 사작점인 과천으로 갈까 생각하다 시간이 지났고 방배동을 지나고 있는 걸 아프리카로 보았고 거기에 가지도 않았고...이렇다가 안되겠다 싶어 용산 화재 현장으로 갔다. 오늘 미사가 있고 오체 투지 성직자 (이럴 때 딱 맞는 단어이다)들이 그곳으로 온다고 되어있어 그 뒤에 서서 감사를 드려야 될 듯했다. 감사를 드린다기보다 그 뒤에 서 있으면 당신들의 뜻을 알고 있다는 표시가 될 거 같았다. 다섯시쯤 녹사평 역에 내렸다. 미군부대앞, 국방부 앞 길을 걸어 용산으로.. 더보기
오래된 일기-산책 2009.05.15 금 01:02 다이어리 내용 점심으로 먹은 피자가 얹혔다. 소화제를 먹고 철수를 데리고 강변을 두시간 걸었다. 평소에 가던 성산대교 쪽은 외국인 묘지와 붙어있는 주차장 위 공원 (여기 이름이 뭔가?)에 들러 철수가 공원에서 동네 사람들과 소셜 접촉하게 하는 한시간 코스. 오늘은 좀 더 걸어보자 싶어 마포대교 쪽을 향했다. 상수에서 마포대교 지나 원효 대교 지나 어디까지 걸었나, 그 길에서 포크레인, 공사중이라 쌓아놓은 흙, 사람 걷는 길로 다듬는다고 공그리 쳐 놓은 곳이 얼마나 많은지. 마포 대교나 강변 북로 건너편 동네에서 한강으로 접근하는 통로는 용도나 사용 인구, 빈도에 비해 엄청 비싸 보이는 철 구조물이다. 쓸데 없는 장식은 홍대앞 카페 인터리어 비슷하고. 용산구 따로, 마포구.. 더보기
오래된 일기-우리 할머니 우리 할머니가 왔다. 외할머니 친할머니 아니고 내 아이들 키워준 할머니를 아이들은 우리 할머니라고 불렀다. 우리 할머니가 우리집에 찿아왔다. 옛날 처럼 일찍 일어나서 집 주소 움켜쥐고 옛날 전화번호 들고 택시 운전수에게 아파트 물어 찿아 왔다. 낡고 때 탄 비닐 크로스 백을 둘레 메고. 가방 속에서 아이들과 할머니와 살면서 찍은 사진, 작은 애 어릴 때 예쁜 원피스 입고 찍은 사진, 중학 입학 증명 사진등을 꺼낸다. "내가 죽으면 다 태워 없앨 거 아녀, 그래서 돌려주고, 보고 싶어서 왔어" "전화를 맨날 했어, 노인정서. 암만해도 전화가 안돼. 이민 강게다 했어" 할머니가 쥐고 있던 전화 번호 하나는 누구 것인지 모르겠고 다른 번호는 없애버린 집 유선 번호이다. 할머니가 57살, 큰 애가 6 개월 되었.. 더보기
오래된 일기-넝쿨 2009.04.27 월(2009.04.28 01:47) 다이어리 내용 난 화분을 들여다 보니 꽃 줄거리가 나오다 말라 죽엇다. 그 옆의 새 촉도 손가락 한 매듭정도 올라오다 말랐다. 8년 넘게 이 화분에 담겨 있으니 얼매나 답답할고. 뿌리로 꽉찬 화분은 성장을 막는 게 아닐까 싶어 흙을 털어내고 난을 갈랐다. 신기한게 한 뿌리 같은데 살살 털어보면 난 촉 마다 자신을 살리는 뿌리가 각각이다. 단지 한 분 속에서 서로 다리를 꼬고 서로 밀치며 지지하며 한 몸처럼 보이게 할 뿐. 억세게 잘 자라는 넝쿨이 있다. 자라면서 위로 크는게 아니라 눌어져서 어찌보면 멋지다. 사각 프라스틱에서 크던것을 덜어내어 독립화분으로 옮기고 시든 잎, 곰팡이 묻은 잎을 떨어냈다. 햋 빛을 받는 방향에서 등지는 방향으로 잎을 돌려.. 더보기
오래된 일기-비 맞으며 산책 2009.04.25 토(2009.04.30 19:19) 다이어리 내용 산책 나가는 오후길에 빗기가 느껴진다 했더니 바람이 분다. 바람이 몰아주어 빗방울이 굵어진다. 상수동 사거리를 지나 극동(極東이라는 서쪽에 중심을 두고 우리가 자리하고 있는 곳은 extreme east 변두리라 부르는 사고 방식 싫어 해)방송국 앞을 지나 홍대 삼거리로 향한다. 몇 일 사이 비가 온 덕에 맨 얼굴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무섭지 않다. 삼거리 씨디집 (내사랑 레코드 포럼) 라틴 음악을 따라 길을 오르내린다. 이 씨디집의 음악은 언제나 발겁음을 멈추게하고 느리게 하고 흥에 맟추느라 건널목 신호 몇 번을 지나치게 하기도 한다. 내 씨디 중 남미,이태리, 집시 음악은 모두 이 집 앞에서 오락가락 하다가 산 것들이다. 포럼 집 .. 더보기
오래된 일기-롯데 엠파이어 2009.04.12 일 21:59 다이어리 내용 며칠 전에 명동에 나갔다가 영화 한 편 보고자 하였다. 롯데 백화점 안에 영화관이 있더군. 평생 이 상표 물건, 서비스를 쓰지 않기로 했는데, 딸내미와 함께라서 내 소비규정을 지키자 하기 어렵더군. 해서 백화점 옆 통로로 올라갔지. 표 매대가 보이고 영화 포스터가 보이고 젊은 아이들이 두 셋씩 앉아있는데,.... 엔젤인어스 커피,크리스피 크림,롯데 시네마 또 무엇무엇....이건 완전 롯데 엠파이어다. 먹고 마시고 영화보고 또 먹고 돈 떨어 뜨리고 가라! 껌 장사놈 그럴 줄 알았지만 너무하다. 침 밷지는 못하고 볼 영화 없다하고 내려왔따. 더보기
오래된 일기- 내 나름 소비 선택 궁리 2009.04.12 일 21:52 다이어리 내용 뭔가 소비할 때 고려할 것 : 1.시장 제 1 지배자의 물품을 집어들기 전에 한 번 생각하자. 2. 제 2 공급자를 키우자. 제 1 지배자와 경쟁할 수 있도록. 3.제 1 과점업자와 제 2 과점업자의 담합이 우려 되면, 그 둘은 피한다. 내 나름의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지키는 궁리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