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썸네일형 리스트형 왜 그렇지? 봄을 힘들게 보내고 나서인지 초여름에 갑자기 몸이 아팠다. 열이 높아 이런 저런 검사를 해보더니 의사는 하루이틀 병원에 입원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 아이들은 엄마가 언제나 튼튼한 줄 안다. 겁도 나고 엄살도 떨겸 큰 애에게 '병원서 입원하래' 했다. 큰 애는 얼마나 아프냐 묻지않고 '안그래도 친구들이 엄마 나이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해드려야 한다고 하더라구'한다. 그걸로 끝이다. 같은 이야기를 작은 애에게 했다. '쉴겸 입원하지 그랬어' 하며 걱정한다. 나는 괜찮다고 했으나 작은 애가 우겨 플스케일(?)건강검진을 예약해 주었다. 결과를 어떻게 받으시겠냐고 병원에서 묻기에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했다.며칠 후, 몇 군데가 부실하니 조심하라는 진단결과를 받았다. 큰 애에게 '엄마 꺼 결과 나왔어'했다. 어떻대?.. 더보기 이러시면 안됩니다 사장님 동네 빌딩 화장실에서 공고문을 보고 놀랐다. 자기네 건물에서 흡연한 사람이 발견되면 물세례를 주겠다는 것. 특정 규약 하의 내부인에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불특정한 입주인, 방문객 모두에게 하는 이야기다. 협박으로 읽히는 공고문에 웃고 넘겨서는 안 될 잘못된 사고방식이 보인다. 공공장소에서 흡연은 타인이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를 침해한다는 의미에서 경범으로 보고 범칙금을 물릴 수 있도록 되었다. 규칙을 위반했다해서 범칙금이다. 곤장치거나 구류를 살게하는 수준이 아니다. 범칙금을 물리는 권한은 당국에만 있다. 법치국가에서 개인이 개인을 징벌할 수 없다. 건물내 흡연을 이유로 물세례를 주겠다는 '내맘대로 규칙'은 불쾌한데다 '너 개망신 당하는 수가 있어'와 같은 협박으로 들린다. 개인적 규정에 따라 물세례.. 더보기 뒷담화 심리 그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남 이야기때 조용히 있는 편이다. 그랬군하고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긴 이야기에 짧은 '그래'이니 어떤 점을 동감하는지 불분명하다. 의견을 물어보면 '생각 안해봤는데' 하거나 '글쎄'가 반응의 전부다. 본질아닌 부수적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표현이 귀하니 이야기를 어떻게 들었는지 알 수 없다. 그에게 화제를 맏기면 뭐 먹었고 맛있고 어디 갔고 비싸고 하는 일상 표피 이야기로 흘러가고 만다. 공감 나누지 않는 사람의 일상은 타인에게 별 재미가 없다. 그래서 화제 주도권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표현 없고 태도 루틴한 그는 스스로를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말 없으니 경청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는 뒷담화를 한다. 뒷담화에는 괘감.. 더보기 고양이에게는 아비가 없다 하루 종일 어미가 배 깔고 웅크리고 있고 아기 고양이들은 품을 파고 든다. 하루 종일 먹은 거 없는데 어미는 뭐로 젖을 내는지 모르겠다. 어미는 뱃속에서 새끼를 키우고 배 밖에서도 혼자 책임진다. 어린 것들은 어미를 인식한다. 하지만 아비는 인식 못한다. 가족을 이끄는 것도 아니고 수유할 수 없으니 아비는 육아에 끼지 않는다. 수고양이는 생식본능뿐 아비본능은 없다. 지난 초 봄, 마당 한가운데 햇빛 아래 돌 위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검은 고양이가 있었다. 덩치가 크다. 가끔 보이고 내가 가까이 지나가도 밀리지 않고 앉아 있기에 옆집이 키우는 녀석인 줄 알았는데, 동네 고양이란다. 내 시선을 한동안 마주하더니 일어나 어디론가 갔다. 뒷다리를 절고 있었다. 그 녀석이 아기 셋을 품고 풀과 나뭇잎 사이에 몸을 .. 더보기 고양이 가족 집 앞 마당, 나무가지로 시선이 차단되는 곳에 고양이 가족이 들어앉았다. 그 가족은 내게 초면이다. 홀 엄마가 어린 아기 셋을 거느리고 있다. 이미 거기서 새끼 낳고 시간이 좀 되었던 건가. 마당에 물 주던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어미는 경계의 눈빛으로 나를 마주 본다. 철수가 무심코 고양이 가족에게 다가 가는 순간!!!!!!!!!! 어미가 튀어나와 철수 목덜미를 물으려 했다. 철수는 혼비백산 살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집안으로 좇겨 들어갔다. 중년의 숫총각이 아기 거느린 어미에게 댈 수가 있나. 어미는 나무잎이 빽빽한 곳으로 몸을 숨긴다. 아기들은 영문 모르고 마당 쪽을 쳐다보고 있다. 아기 고양이 눈빛은 성년의 그것과 달리 순하다 못해 슬퍼보이기도 한다. 단색 헤어밴드. 두색 헤어밴드. 해 저물도록 어미.. 더보기 잔 재미 새 커피가 생겼다. 100% ARABICA CON SOC COFFEE 포장지에 다람쥐가 커피열매를 먹는 그림이 있다. 다람쥐 배설물 속에서 골라낸 커피로 만든 커피라는 건가? 인도네시아에서 사향고양인가가 먹고 배설한 커피콩을 골라 말려 만든 르왁이라는 커피가 맛이 뛰어나고 귀하다던데 베트남에서는 다람쥐가 중간에 자연 조업하나??? 그럼 귀한 걸로 알고 먹어야겠네... 헤이즐럿 향 가미라고 인쇄한 포장이 구린데 그건 넘어가고.... 한 잔 조심스레 내려 마셨는데, 나는 헤이즐럿 향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권하고 싶은 맛이 아니다. 생산자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이 커피는 다람쥐똥 커피가 아니라 다람쥐똥표 보통 커피에 헤이즐넛 향을 친 것이라고 판단 된다. 차라리 加香안했으면 순수한 맛을 볼수 있었을 텐데. .. 더보기 대단한 체리 작년에 체리를 보내 주었던 분이 올해 또 한 상자를 보내왔다. 세상에 체리처럼 예쁘고 색 곱고 달콤한 과일이 있겠나 싶다. 망고, 아보카도, 두리안 등이 맛과 향으로 과일의 여왕이라니 체리는 사랑스러운 생김새로 과일의 프린세스쯤 되잖을까. 이 정부는 '한미 FTA가 되면 체리, 오렌지 등 수입 과일을 싸게 드실 수 있습니다...'라고 홍보했다. 지하철에서 많이 보이던 그 광고 포스타가 지금은 치워진 듯 하다. 없으면 다음 단계 가치를 생산하는데 치명적 어려움이 생기는 것도 아니요, 국민의 생활이 힘들게 되는 물자도 아닌 과일 나부랑이를 한미 FTA 당위를 설명하는 1번 아이템으로 세웠다. 대단한 체리다. 아니 체리가 대단한 게 아니고 그 홍보 사고방식이 대~단하다. 박스를 보니 수입사가 롯데마트다. 가락.. 더보기 3월도 다 갔네 작년까지 함께 산에 다니던 동기와 선배 몇을 몇 달만에 만났다. 못 본 사이 많은 일들을 겪었다. 동기는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깨어나 가슴에 쇠를 박았고 선배 하나는 콩팥에 암이 생겨 수술했고 선배의 남편은 뇌경색으로 말을 못했다고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평소대로 생활하다가 생각치도 않던 일을 당했으니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딱이다. 그 사이 선배하나는 손자를 얻어 사랑에 빠졌고. 포슬포슬한 흙사이로 봄이 올라오는효창 공원을 걷고 엊그제 본 멕시코 그림을 다시 보고 엊그제 갔던 찻집에서 차를 마셨다. 숙대 교수하는 선배로 부터 숙대 총장과 이사장 사이의 해임, 고소, 비리 폭로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해임된 한영실 전총장은 이경숙 전전 총장이 꼽아논 사람으로 이경숙 총장 시절 4년간 사무처장을 지냈다.. 더보기 어머니, 잘 먹었습니다 큰애 친구가 며칠 자고 갔다. 술자리 끝에 자고 가던 대학 친구로 부산에서 올라와 자취한다고 했다. 친구엄마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 그 애는 내게 말도 잘 걸고 우스개소리도 잘 했다. 작년 언젠가 놀러와서, 어무이, 저 대리 달았십니다. 쫌 일찍지예 하고 자랑하기도 했다. 들어가기 어려운 유명 회사에 다니는데 거기서 진급까지 빠른 걸 보니 친화력이 한 몫하지 싶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몇 달 파견근무 하다가 휴가 왔는데 서울서 휴가 며칠 지낼곳이 마땅찮아 우리집으로 왔다고 한다. 어무이, 꿀 좀 드리까예 사우디 꿀이 좋답니다 딴 거 사올 꺼도 엄꼬. 부산 어머니 갖다드리지 왜 날 줘 하니 어머니껀 또 있심다 한다. 근데, 이런 거 가지고 다니는 거 보니, 너 아저씨 다 됐구나 하니 딴 친구들은 머 아(아기).. 더보기 합정동 블랙홀 허리가 아프다. 집 공사하는 동안 잡역부 자청하고 무거운 거 옮기다 무리했는가 보다. 간간이 아프다 말다해서 그려다 괜찮아지려니 하고 무시했는데, 이번에는 일어나지 못할 정도니 안되겠다. 머리도 다듬을 겸 전에 살던 동네 미장원과 한의원을 찾아갔다. 의사는 허리 인대가 늘어났다고 2주일 동안 치료받고 그 동안 운동하지 말고 누워 지내야 한단다. 걷는 것도 안되요 물으니 근육 뭉친 건 2-3일 풀면 되는데 인대 늘어진 건 휴식으로 원상복구 시켜야 한다고, 천하의 박지성도 인대 늘어나면 벤취에서 쉽니다 한다. 침 맞고 뜸 뜨고 전기치료 받으니 허리가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다. 좀 살아났다고 상수동에서 합정동 로타리 지나 망원시장으로 걸었다. 합정동 로타리에 마포엘지 자이던가 주상복합 단지가 거의 다 지어져 몇은.. 더보기 이전 1 2 3 4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