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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대단한 체리

작년에 체리를 보내 주었던 분이 올해 또 한 상자를 보내왔다. 세상에 체리처럼 예쁘고 색 곱고 달콤한 과일이 있겠나 싶다. 망고, 아보카도, 두리안 등이 맛과 향으로 과일의 여왕이라니 체리는 사랑스러운 생김새로 과일의 프린세스쯤 되잖을까.

 

이 정부는 '한미 FTA가 되면 체리, 오렌지 등 수입 과일을 싸게 드실 수 있습니다...'라고 홍보했다. 지하철에서 많이 보이던 그 광고 포스타가 지금은 치워진 듯 하다. 없으면 다음 단계 가치를 생산하는데 치명적 어려움이 생기는 것도 아니요, 국민의 생활이 힘들게 되는 물자도 아닌 과일 나부랑이를 한미 FTA 당위를 설명하는 1번 아이템으로 세웠다. 대단한 체리다. 아니 체리가 대단한 게 아니고 그 홍보 사고방식이 대~단하다. 박스를 보니 수입사가 롯데마트다.

 

가락시장 과일가게에 나간 김에 상인에게 가격을 물어 보았다. 가격이 높다.

작년 보다 비싸네요. 넘겨 짚으며 물었다.

비싸긴 뭘. 작년에도 그랬는데. 왜려 좀 올랐는데 내가 싸게 주는 거야.

에프티에 됐으니 싸져야 하잖아요?

싸지긴 뭘. 우린 나온 물건 도매로 떼다 파는 거야. 우린 도매값 나온 거에 많이 못 붙여.

 

멕커리, 론스타 등 투자자들이 ISD 장진하고 우리에게 포를 쏠 자세잡고 있는데, 그런 큰 덩어리는 다음 정권이 일거에 처리하기를 기대하는 한편, 체리같은 잔잔한 거는 약속대로 않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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