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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고양이 가족

 집 앞 마당, 나무가지로 시선이 차단되는 곳에 고양이 가족이 들어앉았다. 그 가족은 내게 초면이다. 홀 엄마가 어린 아기 셋을 거느리고 있다. 이미 거기서 새끼 낳고 시간이 좀 되었던 건가. 마당에 물 주던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어미는 경계의 눈빛으로 나를 마주 본다. 철수가 무심코 고양이 가족에게 다가 가는 순간!!!!!!!!!! 어미가 튀어나와 철수 목덜미를 물으려 했다. 철수는 혼비백산 살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집안으로 좇겨 들어갔다. 중년의 숫총각이 아기 거느린 어미에게 댈 수가 있나. 어미는 나무잎이 빽빽한 곳으로 몸을 숨긴다. 아기들은 영문 모르고 마당 쪽을 쳐다보고 있다.

아기 고양이 눈빛은 성년의 그것과 달리 순하다 못해 슬퍼보이기도 한다.

 

단색 헤어밴드.

 

두색 헤어밴드.

 

해 저물도록 어미가 나오지 않는다. 아기들은 엄마 등을 타고 논다. 엄마 젖에 배고픈 거 모르고 무서운 것도 모르는 시기. 더 이상 좋을 수가 있겠나. 새끼 고양이 세 마리중 둘만 보인다. 철수 사료를 불에 불려 다니는 길가에 놓았다. 경계심 때문인지 몇시간 지나도 먹은 흔적이 없다. 돼지 족발 몇개를 얹어 주었다. 내일 아침 다 없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족발이 젖 잘 나오게 한다구~.

 

 

목청 짖어지도록 비명지렀던 철수는 물린 곳 없는데 심정적으로 무너진 모양이다. 개존심 상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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