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담

오래된 일기-산책

2009.05.15 01:02

다이어리 내용

점심으로 먹은 피자가 얹혔다. 소화제를 먹고 철수를 데리고 강변을 두시간 걸었다.

평소에 가던 성산대교 쪽은 외국인 묘지와 붙어있는 주차장 위 공원 (여기 이름이 뭔가?)에 들러 철수가 공원에서 동네 사람들과 소셜 접촉하게 하는 한시간 코스.

 오늘은 좀 더 걸어보자 싶어  마포대교 쪽을 향했다.

상수에서 마포대교 지나 원효 대교 지나 어디까지 걸었나, 그 길에서 포크레인, 공사중이라 쌓아놓은 흙, 사람 걷는 길로 다듬는다고 공그리 쳐 놓은 곳이 얼마나 많은지. 마포 대교나 강변 북로 건너편 동네에서 한강으로 접근하는 통로는 용도나 사용 인구, 빈도에 비해 엄청 비싸 보이는 철 구조물이다. 쓸데 없는 장식은 홍대앞 카페 인터리어 비슷하고. 용산구 따로, 마포구 따로 일을 처리한듯 한강 연결 통로의 디자인은 각각. 어딘가는 디자인이라 할 것도 없이 타일 마감이고 어딘가는 과잉 장식이다. 대리석 바른 텅 빈 지방 청사의  폼생 폼사와 닮은 꼴.

이 새끼들 돈 정말 땅빠닥 파고 벽 쳐바르는데 퍼 붓는구나

걷는 사람 수 보다 벤치 수가 더 많은 거 같다. 나 이만큼 공원 조성 합니다 하고 광고 하는 듯.

 

아카시아가 한창이다. 오고 가는 길에 하얀 꽃이 덩클덩클 매달려 있는 굵은 아카시아 나무가 많았다. 그것돌은 강변 기슭에 지 들 끼리 꽃 피고 퍼져서 기울은 채 서 있다. 라일락이나 아카시아 등 꽃 냄새가 좋은 나무들을 몸통이 거칠고 곧게 자라지 않는가보다.

 

냄새를 깊이 들이 마신다. . 꽃 냄새를 맏으며 강변을 걸을수 있는것이 황홀하다. 아카시아 꽃 냄새는 달콤하다. 시골에 있는 시집 안간 언니가 풍기는 냄새처럼 풋풋하고 달콤하고 소박하다. 아카시아 냄새는 추억을 불러 올 듯하다. 누구라도 이 냄새를 맏으면 자주 떠오르지 않으나 소중하고 달콤한 추억을 떠올릴거다.

내가 서서 가슴을 펴고 꽃향기를 들이키니 철수도 서서 킁킁거린다. 우리 철수에겐 무슨 추억이 떠오를까? 추억이 있나? 개도 꿈을 꾸니 혹시....근데 개들의 기억은 얼마나 시간적으로 길 까?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 탑  (0) 2010.12.17
오래된 일기-오체투지  (0) 2010.12.17
오래된 일기-우리 할머니  (0) 2010.12.17
오래된 일기-넝쿨  (0) 2010.12.17
오래된 일기-비 맞으며 산책  (0) 201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