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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사는 법

2009/06/27 03:26

 


상수역 승강장 벽에 걸려있다. 한가한 역에서 지하철오기를 기다리다가 보았다.

 

운명의 땅은 가혹하다. 힘들고 억울하다고 거역 할 수도 없다. 푸른 눈을 부릅뜨고 고개 숙이지 않을 뿐이라고?

아니 그 이상. 연한 발톱으로 딱딱한 바닥에 뿌리를 내려 삶을 이어간다. 시간은 가고  결국에 공구리는 뿌리 속에 함몰한다는걸 알고있기에.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는 그가 생각난다. 언 듯 차갑고 공구리처럼 딱딱하고 벽처럼 등돌린 이 땅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경쟁에서 이기고 돈이 장땡인 천박한 이들이 구조틀을 공고히 하고있는 이 나라에서 자본력, 지배력을 기득권 내부 연결망 안으로 한정하려는 구조안에서 그의 대통령으로서의 탄생은 기적이었다. 기적은 그러나 거칠고 눈 먼 발길에 밟혔다.

 

그가 온 몸을 던져 기적의 씨를 다시 뿌린다. 기적의 뿌리가 퍼져 더이상 무지개처럼 한순간 아름다웠다가 사라지지 않고 매일 자라나는 잎처럼 줄기처럼 우리의 먹고 말하고 일하는 일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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