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에 터키서 사온 과일주를 땄다. 동네 와인이니 오래 둔다고 용 되는 것도 아니고 맛이 궁금하기도 했다. Blackberry 와인이다. 사전에는 검은 딸기로 되어있던데 딸기는 일년생이고 blackberry는 장미과의 관목이니 '딸기'는 잘못된 이름인 듯. 같은 장미과의 복분자가( Rasberry) 한가족 아닐까. 와인맛은 달고 시간의 풍미없이 단순해 딱 쥬스이다. 이게 포도가 아니라서 그런가, 동네 와인이라 그런가. 아니면 내가 쥬스를 사온 건가.
그리스와 터키는 서로 진저리를 치는 사이. 오스만 터키 시절 끌려온 그리스인들이 터어키인들을 피해 깊고 가파른 산 골짜기로 파고 들어왔다. 올리브를 비롯 여러가지 과일 나무를 가파른 산 언덕과 골짜기 가득 심고 과일로 술을 빚었다. 그들의 마을을 일구었다. 골목이 좁아 말, 당나귀를 타고 다녀야 했다. 몇 년전 터키 여행 중 쉬린제를 구경했다. 버스 올라가는 길이 가파른 산 기슭 따라 꼬불꼬불 좁아 무서웠다. 엣날, 외부인이 일부러 오기에는 깊고 멀었으렸다. 마을은 남쪽을 향해 경사진 계곡을 따라 펼쳐져 있었다. 푸른 하는 깨끗한 햊빛 아래 빨간 지붕의 작은 집들이 골목따라 몇 백년 동안 살아온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관광객의 눈에는 예쁘고 평화롭지만 그곳에서 사는 것은 단조롭고 시간의 벽돌쌓기이었으리라 싶었다.
다양한 와인 시음에 마음이 있어 일행이 동네를 도는 동안 나는 이것 저것 과일주를 마셨다. 적당한 거 사들고 나왔다. 그게 2006년이었나? 집에서 병 속에 묵어 그런가, 술이 시간도 안먹고 5년을 그냥 지나갔다. 내가 그걸 마셨으니 나의 5년도 안먹은 걸로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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