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2 17:28
작은 아이가 지원하는 회사중 하나는 지원자가 서울 거주자일 경우, 지원자가 직접 지원서를 접수시켜야한다고한다. 토요일 정오까지 접수를 받는다는데, 아이는 금요일 등교시 원서를 가지고 나가지 않았고, 토요일 접수는 어쩐지 불리할 듯하니 원서를 학교로 가져다달라고 한다.
회사가 광화문에 있으니 광화문에서 만나자고 하니 동기들과 점검할 수 있도록 학교로 가져다 달라고 한다.
에구....
별수없이 서류를 학교에 가져다 주었으나, 아이는 그날 접수하지 않고 그냥 들고 왔다.
해서 토요일 아침에 광화문에 있는 회사에 제출하여야하는데 같은 날 다른 회사 필기시험이 동국대에서 있다고 한다. 접수 시작 8시, 동국대에 8시 30분까지 입실....취업난에 한 회사만 시도하고 말 처지가 아니고 버스, 지하철, 택시 모두 시간내에 두군데 뛰기에 불안하여 엄마가 데려다 줄게....하였다.
광화문에있는 회사 건물앞에 주차하고 아이가 서류 접수하고 나오기 기다리는데, 잠깐 사이에 내 뒤로 차가 선다. 달력 봉투만큼 큰 지원서를 든 아이들이 차에서 내린다. 뒷거울로 뒷차 운전자가 보인다. 내 또래의 엄마다. 그 뒤로 다른 차가 서고 지원서 봉투든 아이가 내린다. 같은 로고가 인쇄된 서류봉투 들고 저만치서 걸어오는 젊은이들도 비친다. 아침 일찍 다 큰 애 태우고 지망회사앞에 기다리고 있는 나를 숨기고 싶은 기분인데 뒷차들 속의 알아서 지 일 처리해야 할 나이의 젊은이들 엄마들을 보니 글쎄....쯥...
아이를 태우고 동국대로 갔다. 토요일 아침이라 길은 헐렁했고 학교 앞이 오히려 차들로 번잡하다. 입구부터 양복입은 정리 담당이 학교 경비들과 주차장을 안내한다. 주차할 생각 없어도 흐름따라 학교안 주차장까지 들어가야 했다. 넓은 운동장이 임시 주차장이 되어있는데, 차들이 그득했다. 에쿠스나 오피러스 같은 말하자면 아빠차다. 입사 필기시험 보려는 아이들을 태우고 온.
서둘러 차를차를 돌려 나오는 기분은 ㅠㅠㅠㅠㅠ
나, 치마바람 아닌데, 큰 애 입대할 때 전 날 밤 모여서 술마신 아들과 친구놈들 태우고 청량리역에 태워다 주었을 뿐 수능 보는 날도 아이들을 지하철 태워 보냈는데.... 나도 어쩔 수 없는거냐.
결혼 시키고도 에프터 서비스 해야 한다더니, 그럼 이건 상설서비스로구나.ㅠㅠㅠㅠㅠ
젊은 아이들 취업고시에 부모들 상설서비스 뛰기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