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8-9
하늘이 꾸무리 한 오전, 비를 만날지 모르지만 산에 오르기로 했다. 습해서 온 몸이 끈적인다.비온 뒤에는 돌산보다 흙산이 산행하기에 좋다한다. 바위가 미끄러우니 그렇겠지. 나는 나무잎과 흙길에 물기가 남아있어 비온 뒤 흙산이 좋다. 누구는 흙산을 육산이라 부르는데, 흙산이 디디는 감촉에 어울린다.
산 중턱에 고즈녁하고 낮은 경사의 숲길이 열린다. 걷는게 느려 늘 일행의 뒤에 섰었는데 함께 걷는이가 이런 길은 앞에 사람이 안보일 때 혼자 걸어보란다. 아무도 앞세우지 말고. 걸어보니 느낌이 다르다. 시야가 열리고 길의 나무와 풀과 냄새에 집중하게 된다. 남의 등을 보며 걸을 때 못느꼈던 아까시아 잔향, 오동나무 냄새를 맡는다.
옛 골로 떨어지는 계곡따라 내리는 길은 가파르다. 가파른 탓인지 물소리에 새소리 사이로 좁은 길이 나있을 뿐 사람이 없다. 잠깐 나온 햋빛이 풀 사이로 반짝이고 풀벌레가 뛴다.
계곡 물에 발을 담갔다. 햋빛이 들지않는 나무 사이 가파른 계곡을 흐른 물이라 발을 오래 담그기엔 차가웠다.
걷기위해 시작한 산행인데, 다른 재미를 조금씩 보고있다.
200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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