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8-7
2007년 5월 모나코에 갔었다. 프랑스 남쪽 도시들 구경하러 간 일정의 시작이었는데, 모나코에 도착하니 거리와 호텔 모두 F1 준비에 분주했다. 그 때가 두시간 거리 칸느에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기 바로 전 주였다. 사흘 후가 포믈러 원 경기날이라고 한다.
그 때까지 Formula 1이라는것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기에 이것이 얼마나 큰 구경거리인지 몰랐다.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스포츠 스타가 타이거 우즈보다 F1의 참피온 마이클 슈마허라니 큰 돈이 모이는 스포츠 시장인가보다 했을 뿐. 그는 1994년 부터 2006년까지 7번의 우승을 끝으로 은퇴했다가 지난 주말에 사고로 다친 선수를 대신하여 이번 달에 복귀한다고 한다. 암튼 그 뒤를 잇고 있는 챔피온이 페르난도 알롱소와 루이스 해밀튼인데 20대 중반 (더 어릴지도 모르겠다)에 이미 슈마허를 따라잡는 참피온으로 등극하였고 큰 인기와 엄청난 돈 방석에 앉아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도 모두 귓등으로 들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호텔 방에 놓인 잡지 사진들을 구경하니 그 이전 몰랐던(지금도 모르지만) 세계에서 F-1게임과 스타들의 위상과 화려함이 놀라웠다. 세계적으로 얼굴이 알려진 rich & famous, 영화배우들의 관심과 참여,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스폰서링 등 엄청 크고 화려하고 큰 자본과 기술이 오가는 스포츠와 기술의 경연, 시장의 복합 공간이다. 전자, 기계, 소재 산업의 첨단이 모이고 최고 기량의 기술자들이 팀을 이루어 목숨을 내놓고(?) 초를 다투는 게임을 하는 거다. 호텔 로비를 오가며 보니 F-1 구경하러 모인 투숙객의 부, 외양, 화려함, 여유 등 수준이 장난아니다. 호텔 안은 분주하고 열띤 분위기였다. F-1 이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첨단 기술, 재료, 디자인 기량을 모아 최고가의 스포츠 스타들을 모으로 결과물을 뽐내는 광고와 쑈 무대이니 그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 초청된 사람, 돈과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비싼 표를 구해 구경하러 온 사람 등이 특별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호텔에서 밖을 내려다보니 해안에 요트가 그득하다. 하얀색의 요트는 고급스럽고 우아하기 짝이 없다. 가까이 보니 요트의 규모가 장난 아니다. 거대한 주택의 차고처럼 요트의 하부 문을 열면 그 안에서 작은 요트가 미끄러져 나온다. 도착한 날보다 그 다음날이 그 날보다 본 게임날에 요트가 더 늘어 요트를 더 댈수가 없어 보였다. 모나코 방송은 세계 각국에서 유명하고 부유하고 화려한 인사들이 젊고 아름다운 여성, 남성들과 동행하여 모나코에 도착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 패리스 힐튼, 영화 배우(하두 많은 얼굴들을 보여주니 이름을 외울 틈이 없었다), 기업인들이었다. 모나코 왕실과 얼굴 트고 지내는 유럽 왕국의 젊은 자손들도 화면에 보인다. 그런 부류을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 관련 사업이 모이고 돈과 모인다.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니 카메라가 바쁘다.
Fairmont 호텔 맨 윗층 발코니에서 찍은 동영상. 페어몬트 호텔 뒷길이 코스중 가장 곡선이다. S라인이다. 코스중 운전자와 안전관리에 가장. 어려운 지점일 거 같다. 베란다의 남쪽 한 켠이 수영장인데, 굉음에 한가히 수영할 수 없다. 베란다 북쪽에 옥내 레스토랑과 옥외 테이블이 있는데, 옥내 레스토랑은 특별한 값을 내야하는 듯 했다. 도시 전체에 소음이 엄청나다. 많은 투숙객들이 베란다 벽에 사진기를 들고 섰다. 아무런 생각없이 달리는 차들 구경하다가 가슴 조리는 장면을 보고 나서 나도 카메라를 꺼냈다. 내 것은 아쉽게도 손바닥 반만한 디카. 놀라운 장면을 다 놓친 게 아쉽다. S라인 도로를 빠져나가 남쪽으로 좀 달리고 나면 터널로 부터 시발점을 향한 직선 거리를 달리게 되는데 그 터널이 페어몬트 호텔 지반이다. 그 구간에서 300km가 넘는 최고 속도가 난다고 한다.
경주용 차들은 200 km/h정도는 출발후 금새 도달하고 350km+로도 달린다 한다. 그 속도에 앞선 차를 팔 하나 뻣으면 닿을 정도로 밀어 부치기도 한다. 닿으면 그대로 대형 사고이니 속도를 더 내지 못하면 길을 내주고 추월당한다. 코너를 돌면서 참피온인 알롱소가 추월하는 것을 보았고 (눈 깜짝할 사이!) 속도 조절을 못한 차가 벽에 충돌하는 것도 보았다.
사고나면 즉시 저 앞 부터 안전 요원들이 깃발을 흔들어 사고났다는 싸인을 보낸다. 차들은 사고 공간을 피해 달리고 참깐의 공백을 틈타 안전요원이 뛰어나가 차를 안전한 공간으로 빼면 화면 오른쪽에 있는 크레인이 부서진 차를 난짝 들어 안전지대로 옮긴다. 차는 무거워 보이지 않았다. 싸인이 철저하고 손발이 한 몸처럼 맞으며 재빠르다. 크레인은 쪽집게가 털 뽑듯 단번에 차를 옮긴다.
안전벽이 두텁고 튼튼했다. 충격흡수 고무가 타이어보다 두껍고 뒤를 받치고 있는 철판이 매우 두꺼웠다. 철판은 쇠기둥에 굵은 나사로 촘촘하게 묶여있었다. 안전벽과 충격 완충재의 조립과 해체가 빠르며 조직적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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