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씨네큐브가 8월 말일까지만 상영하고 문을 닫는다고 한다. 영화관을 폐쇄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백두대간(임대운영회사)이 8월 31일에 영화관운영을 종료한다는 것. 흥국생명측이 계약기간이 6년 남아있으나 자리를 내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백두대간은 "씨네큐브" 이름도 흥국생명측에 내어주어야 한다고 한다. http://www.cineart.co.kr/index.php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안개 속의 풍경, 부로크백 마운틴,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방문자, 타인의 삶......가슴 저린 감동을 받고 돌아 나오던 길. 행복했다. 상영할 영화 프로그램을 보면 언제나 기대에 차올랐다. 좌석이 빈채로 필름을 돌리는 경우도 있어서 운영이 어려웠겠지만 예술성을 기본조건으로 운영하는 자세가 뒷걸음질치는 것같지 않았다.
시네큐브는 삶의 여유를 찿는 사람들에게 문학적,예술적 진동을 주었다. 그곳을 찿는 사람들과 섞여 만들어내는 공간이 품위있고 쾌적하였다. 건물 1층 로비의 강익중 작품이나 이름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전시작도 매력적이었다. 역사 박물관으로 바뀐 경희궁도 그 뒤쪽의 키작은 건물들도 서울서 드믈게 숨트이는 공간이어서 영화시간 전후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참 아쉬운 변화다.
백두대간은 아트하우스 모모 MOMO를 이화여대의 신축 건물안에 운영하고 있다. 얼마전에 그곳에서 영화를 보며 이대의 건물이 너무 건조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북적이는 상점길때문 광화문에 비해 여운을 즐길수 없었는데, 갑작스레 건물주 흥국생명에서 광화문 방을 빼라고 하니, 그나마 아트하우스 모모를 열어놓은 건 참 다행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신촌이 광화문보다 접근성이 좋지 못하고 영화관 부근이 잡다한 상업지역이어서 10년 가까이 쌓아놓은 이름과 장소 친근감등 상실이 크다.
오래 된 기억으로, 아름다운 시절을 기획감독한 이광표 감독이 백두대간의 대표로 시네큐브 운영후 첫 일년 결산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흥국생명의 지원으로 예술영화관을 운영할 수 있으며 소액이나마 이익을 낼수 있었다고 했다. 그 이후의 인터뷰나 결산 기사는 없었던 거 같다. 해서 백두대간과 흥국생명의 관계에 대한 내 인식은 그 기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백두대간의 이번 발표를 보니 실제 대관, 지원 관계는 알려진 바와 많이 다르나 세입자의 입장이고 해서 흥국생명과 실제적으로 오간 것에 대한 해명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본없이, 공간 소유권 없이 예술영화 사업하기 참 힘들다. 힘든 거 알아준다. 백두대간이 그동안 광화문에서 많은 사람에게 행복한 진동을 찌르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백두대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힘 내라고 하고 싶다.
흥국생명은 그 자리를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런지. 백두대간과의 계약 기간을 다 채웠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건물주에게 뭐라 할 수는 없다.망치 조각이나 강 익중 작품, 이름 없는 작가들의 작품을 시험적으로 전시하던 사업체이니 그 공간을 식당들로 채운다거나 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믿어본다. 기대하건대 광화문의 문화 이정표로 (아이콘이라고)로 그 이전과 다른 멋진 공간을 기대해 본다.
즐겼던 영화중의 두가지의 포스터는 아직도 걸려있구나.
타인의 삶. 영원과 하루.
시네큐브 광화문, 고마워. 수고했어.
2009-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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