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8 02:35
술파는 이야기 아니고.
봉이 김선달이 이조 말에 대동강물 팔아먹었다 했으니 물장사 역사는 백년은 넘었네. 업을 이었다는 이야기는 없었고 앵두나무 우물가는 동네 처녀 바람나는 곳이지 물을 파는 곳은 아니었던거 같아.
꽤 된 거 같아.사람들이 파는 물을 들고 다니지는. 커피나 과일 음료수도 들고 많이들고 다니고. 언제부터 커피를 들고 다녔는지는 알겠어. 스타벅스, 커피빈이 들어오고 테이크아웃이라는 세련된 말도 들어오고 미국산 영화에서 이미지 들여오고 하면서 시작되었지. 그 이전에도 다방이 있었지만 언니들과 수족관 옆에서 마시거나 사무실로 불러들여 마셨지 들고 돌아다니지는 않았지. 우리나라만의 커피 마시는 칙칙한(?) 문화였지. 시골 다방은 아직도 언니따라 커피 외출이 있는 듯 하고.
커피는 미국 바람을 쐬었거나 동경하거나 그다지 길게 생각하지 않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들고 다니며 마시는 문화로 바뀌었지. 거리의 젊은 여자들이 메고 다니는 핸드백 숫자와 들고 다니며 마시는 커피잔 숫자가 비슷할 거야. 핸드백이 차려입은 스타일의 일부인 것 처럼 커피잔을 들고 다니는 것도 스타일인 가봐. 옷 다 입고 가방 메고 브롯치 달듯 커피잔을 한 손에. 아주 힛트 상품이야. 내 관심은 PET 잔에 있어. 이 거 너무 많이 굴러다녀. 마시다 만 커피잔이 버스 정류장 앞, 벤치 아래, 공원 돌 의자 주변에 ... 꽁초만큼 흔한 쓰레게....역하기 전에 첨엔 아까웠어. 내가 나이가 있어서 화분으로라도 재활용할 수 있을까해서 모아보기도 했지. 곧 쓰레기가 되더군.
어쩌지. 너무 재료가 아깝고, 쓰레기가 무섭고.
여자들 핸드백처럼, 남자들 스킨로션처럼 없이 살 때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없으면 불편한 소품이 되어서 어쩔 줄 모르겠어. 핸펀처럼 TALK, DRINK, THROW AWAY? 어쩌지.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실은 물이야. 사서 들고 다니며 마시는 물.
우리는 물 인심이 좋아. 은행이나 주민센터나 사람 모이는 곳에 가면 물병이 있고 컵이 있어. 뭐 그것도 파는 물 사서 먹는 것이긴하지만.
유럽에 가면 물을 사먹어야지. 물이 나쁘니까. 거기서는 별 수 없었어. 여행 다닐때 배낭에 물병 쑤셔 넣어야 했잖아. 작은 병이 비싸니까 여럿이 다니면 1.5리터 짜리를 사서 짊어지고다니기도 했어.
외극인들이 많이 왔어. 올림픽도 있었고 월드컵도 있었고 그냥 온 관광객들도 있었고. 걔 들이 물병 들고 다니데. (동양 관광객은 물 들고 다니는 거 못본거 같군)
멋있어 보였나, 서울 도시안에 사는 우리 아이들도 책가방 배낭에 물병 꼽고 다니기 시작하더군. 난 좀 웃긴다고 봐. 학교안에 급수대 있지. 많지. 식당에 물 공짜지.
곱게 입고 데이트하는 젊은 애들 물병 들고 걷데. 물 없는데 갈건가 봐. 그런 곳 찿기 쉽지 않을텐데. 우리가 뭐 나라가 넓어서 몇 시간 타고 가야하고 그 사이에 물 마실데 없는 것도 아닌데, 물병 들고 다니니 좀 오바지. 멋인가?
수도도 다 깔렸고. 수도 안들어 온 곳은 우물물이거나 샘물이겠지. 이 경우는 생수로 봐야겠지? 배관이 안된곳은 먼 곳이고 천정지역이기 십상이고 관으로 공급되는 가공된 물이 아니니까.
가끔 동네에서 놀러나온 머리 짧은 미군아이들을 봐. 추운 겨울에 쟘바하나 제대로 갖춰입지 않고 준비성 없이 나온 놈들이 물병 하나씩은 들고 다니데. 덜덜 떨면서 반 쯤 얼은 물병 들고 다니는 꼴이라니. 생각없는 면상들하고는....근무하는 나라의 기후와 물 사정에 대해서 참 무지하다고 봐.
수도물의 질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 한 때 수도물은 나쁘다고 했고, 끓여먹으면 된다고 하기도 했고 대구에서 페놀 사건도 있고 해서 찝찝하기도 해. 근데 이제는 예쁜 이름 붙여서 광고도 하고 병에 넣어서 팔거라고도 하지? 같은 수원지에서 나온 물, 병에 넣어서 팔겠다고 하는 걸로 보아서는 지금 시중에서 팔고 있는 물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양이네. 그럼 수도물 먹어도 된다는 말이네. 수도물 질을 높이고 지켜달라고 주장하자고.
명박이네 떨거지가 물장사 하고 싶어 하지. 수도물 민영화라고, 그 중하나가 코오롱 워터스라고. 사람들이 물병 들고 다니니 병물 장사는 당근 잘 될거고, 민영화 전후해서 수도물도 좋다고 할 거고. 그 물 병입해서 팔면 되고. 마케팅 순서는 전문가들이 짜겠지.
우리 소비자는 조심하자고. 나쁜 물을 좋은 물이라고 속여서 팔을런지 수도물 받아먹지 말고 병에든 물 사먹으라고 할런지. 수도물 질 확실하게 하고 그 물 싸게 먹자고. 물 병 쓰레기 좀 줄여보자고. 수도물 민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거 아니고 병에 담아 파는 물 말하는 거야. 수도 민영화 그건 엄청나고 끔찍한 거라서 따로 따지고 경계서야하는 거고.
까짓 병 물가지고 뭐 길게 이야기하냐고 하지 말자고. 몇 백원이라고 무시하지 말자고. 500 미리에 얼마더라. 암튼 일리터에 천원 정도로 보자고. 기름이 일리터에 천원 남짓이었어. 지금은 기름이 비싸서 물값이 비싸다고 하기에 뭐하지만, 물은 물이잖아. 기름하고 비교될 정도인 것이 문제지. 기름은 엥꼬 될 때까지 타지만 물은 마시다가 버리데. 병값에 수송비에 유통비가 버려지는 거지.
그리고 무서울 물병 쓰레기. 가장 비싼 거지. 돈으로 처리할 수 없는.
전북 신안 수도물 톤당 533원. 서울 물값 톤당 600원. 오래된 기억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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