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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낡은 운동화


샤쓰를 갈아 입으려고 보니 소매 몇군데가 헐었다. 보일듯 말듯 구멍이 생겼다. 오래 입어 그런 건지 여러 번 빨아 그런건지 입어서 옷이 닳으니 반갑다. 동네D에서 신는 신발을 운동화 하나로 정하고 줄창 그것만 신었다. 많이 헐었는데, 뒷창만 좀 더 닳으면 버릴만해질 것 같다.

새물건이 매일 시장에 쏱아져 나온다, 이미 비슷한 게 있어도 새롭다는 이유로 새로 산다. 새물건은 이 점이 좋고 저 점이 추가되었으니 좋습니다 사시오 하면 그럴사하게 들려 새로 나온 것을 산다. 새거가 좋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옛날 거 버리고 새로 살만큼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 새거 좋다고 시장이 잡아끄는데로 따라가다가 시장에갇히기도 한다.

언젠가 쓸 일이 있겠지 해서 가지고 있던 것들을 다시 쓸 일은 점점 없어진다. 욕심에 새 것을 들이고 물건은 쌓여간다. 제 수명을 다하고 처분되는 물건이 드믈다. 신발이 닳고 옷이 헤어지니 그것들에게 천수를 누리게 한 듯 하여 기분이 당당하다.  그 운동화 다 헐도록 신고, 당당하게 버리고, 신다가 놔둔 다음 운동화로 넘어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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