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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아이포드 사용기

2010/02/02 14:45
큰 애가 쓰던 아이팟이 내 손에 넘어왔다. 음악이나 많이 담아놓고 mp3로 쓰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한달 되기도 전에 내 동무가 되었다. 침대에 누워 이메일 열어보고, 날씨 보고, 공연히 kospi차트도 눌러본다.

아이폰이 아이포드 ipod와 다른 줄 몰랐다. 알고 모르기 전에, 관심이 없었다. 아이폰을 처음 보고 "(ipod)있는데 왜 또 샀니?" 하고 물었다. 이건 전화기야 라고 아이가 설명하면서

"엄마, 이거 기온도 알려준다 "며 날씨를 보여줄 때 그 안에 온도 센서가 들어있는 줄 알았다. 테레비 속에 사람들이사람들이 산다고 생각했드시. 다른 지방 기온도 보여주는데, 그건 어떻게? 하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수평계도 보여주었다. 그 안에 액체로 된 수평계가 있나보네 했다. 센티미터가 꼼꼼하게 그려진 자도 보여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니들 장난감이지 대수냐 했다. 

아이가 아이팟을 넘겨주면서 폰에 들어있는 소프트웨어 여러가지를 아이폿에 연동시켰다. 날씨도 알려주고 지도도 있고 티브이도 나오고 테스크 탑에 있는 비디오도 들락거리면서 볼 수 있다. 맛 집도 알려주고 요리법도 볼 수 있다. 뭐를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는 아이콘이 활짝 핀 꽃밭처럼 가득하다.

아무거나 눌러 본다. 동네 맛집을 찾아본다. 흠, 우리 동네 여기 맛있겠는데..가보아야겠다.... 친구와 저녁을 하는 날, 뭐 먹을까 하고 묻는 친구 앞에 쫌 있어 봐, 내가 봐둔데 있어 하며 아이포드를 켜들었다. 눈으로 묻는 친구에게 내 눈 살짝 깔며, 응, 이거 큰 애가 줬어 하고 뻐겼다. 아 그런데, 우리가 있던 장소가 인테리어 멋진 커피숖이었는데 아이포드가 먹통이다.

"우리" 동네는 인터넷 안되는 데 없는데,  나가서 좀 다녀보자."

"그게 인터넷이 되야 되니? 저 사람은 노트북 하는 데 왜?"

'컴터 하는 건가 봐. 무선인터넷 아니고"

"그럼 피씨방 가면 되지? 이동네 피씨방 어디 있니?"

"피씨방이 뭐냐, 촌 스럽게.  우리 동네는 (홍익대 인근) 젊은 애들 많아서 무선 쫙 깔렸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작 어디서 연결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확대경 손에 들고 뭐 찿는 아이들 처럼 거리에 서서 아이포드 손에 쥐고 허공에 휙휙 대보는 꼴이라니.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친구가, 

"공항 가면 무선 인터넷 되는데...." 

년 전에 처음 아이포드를 손에 쥔 큰 애는 엄마 이거 봐 하면서 손가락으로 화면을 화악~ 늘렸다 줄였다 했다. 톡톡 치니 CD겉면이  휙휙 바뀌었다. 사진도 많이 들어있어 궁금했다. 장남감을 손에서 놓지 않던 아이가 잘 때 구경해보려는데, 어, 스위치가 없다. 참 불친절하게도 생겼다하면서 이리저리 만지다보니 켜졌다. 이것 저것 눌러보고 사진도 보고....이젠 어찌 끄는지 모르겠다. 그 때의 당혹감이라니.  

밧데리가 얼마 안남았다고 표시가 떳다. 아이는 아이포드를 스피커에 꽃으면 충전이 된다고 했다. 그래 mp3도 컴터에 연결하면 충전되었지, 엄마가 다 알아들어 ㅎㅎㅎㅎ 나는 컴퓨터에 연결되어있는 스피커 잭을 빼서 헤드폰 구멍에 밀어넣었다. 시간이 지났는데, 밧데리 녹색 띠가 늘어나지 않는다. 더 두고 봐도 그 자리다. 음, 아이포드는 충전이 느리구만. 큰 약점이네. 생각했다.

아이가 이야기한 스피커는 아이포드 전용(?)스피커였고 그 스피커에 전기를 넣어야하는 거였는데, 지금도 그 생각하고 웃는다.

 

들고 나간다. 지하철에 앉아 음악을 듣는다. 여행여행 가려는 나라 외국어도 듣는다.

맞은 편 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쳐다본다.

전화기로 게임하는 줄 아시나?

나, 아이포드로 이메이르일 보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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