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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아들의 초코렛

2010/03/14 22:13
 

공원 산책하려고 모자를 찾으니  마땅한 게 없다. 봄기운이 퍼지는 오늘 같은 날엔 겨울 바람 막으려고 쓰고 다니던 모자는 좀 두껍다. 야구 모자 찾으려고 아들 방을 둘러보았다. 이것 저것 써보지만 내 얼굴에 척 어울리는 맛이 없다. 딴 거 뭐가 있을 라나...?하면서 평소 안 열던 옷장을 열었다.

예쁜 쇼핑백이 옷 장 가운데 얌전히 놓여있다..

뭐지...? 내 생일은 아직 멀었는데...아니, 이런 예쁜 상자가 다 있나....?

포장은 별로 신경 안 쓰는데... ㅎㅎㅎ

 

궁금해 열어보니 초콜릿을 담았던 상자들이다. 몇 개 남아있다 . 맵시 있고 공들여 만든 초콜릿 알들은 화려하다. 아주 공들여 상자를 선택하고 초콜릿을 골라 담은 거 같다.

 

 

그러고 보니 몇 주 전에 아이가 예쁜 상자에 담긴

 초콜릿을 먹고 있기에 나도 집어 먹으며

웬 거니? 여자 친구 생겼어?

하고 물었었다. 그 때

에이 여친은 무슨, 초콜릿이나 먹어

하던 녀석이 이렇게 예쁜 상자에 화려한 리본에 알록달록 달콤한 초콜릿을 세 통이나 제 방 옷장에 숨겨놓고 시치미 떼고 있을 줄이야!

얌마, 증말.... 치사한 넘, 한 달이 넘도록 , 그럴 수가 있냐.

누가 먹냐고오~? (나는 사실 초콜릿 먹는다.)

누가 달라고 할까 봐! (달라고 한다. 안주면 먹었냐고 묻는다)

누가 니 장 뒤질까 봐! (뒤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용히 찾는다)

 

 

근데, 이거 보통 사이엔 안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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