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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수영 잘한다!

2010/11/17 01:25

오늘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물 속에서 다리가 지느러미처럼 리드미칼하게 흔들리며 몸이 쭉쭉 나가고 팔로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것을 보니 내 숨이 가쁘고 다리에 기운이 들어간다. 박태환이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고 게임의 후반이 되어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니 내 주먹이 꽉 쥐어진다.

물 속에서 달리는 거 봐서는 누가 박태환인지 놓친다. 모두들 물보라 일으키며 자세 흐트러짐 없이 쭉쭉 나가는 거 보면보면 다 잘한다. 열심히 뛰어나게 잘해서 거기까지 뽑혀 와서 주욱 출발대에 대기하고 있는 여러 나라 젊은 얼굴들을 보니 다 체격 좋고 잘 생겼다. 일 이초 상관에 기쁨과 섭섭함이 갈리지만, 거기에 섰다는 게 영광이다. 일등만 기억하지 않는다규. 장상진, 정두희, 정원영, 박민규, 김민규... 정다래....

 

남녀 평영, 배영, 접영 예결선을 되풀이해서 보았다. 요가 매트 깔고 엎드려서 발짓도 흉내 내 본다. 배영 스트록은 내가 다니는 풀장 강사가 하라는 방법과 다른 듯하고 평영은 내 습관을 고쳐얄 듯 하다. 4년에 한번씩 이런 짓 하는데 식구들이 웃는다.

 

내 수영 역사는 햇수로 따지면 한 20년 이상,이상, 개월 수로 따지면 몇 달이 된다. 몇 년에 한번씩 새벽반에 등록했다가 기권하고 저녁반 등록했다가 몇 번 못 가고 늘 초보반이고. 제대로 한한 달을 다녀 본 적이 없다. 어쨌거나 해보자고  풀장에서 독학(?)하기도 하고.

이제 시간이 되어 좀 충실히 다니려고 애쓰는데, 어쩐 일인지  몇 년씩년씩 다닌 아주머니들보다 초보인 내 자유형이  빠르다. 강사가 내 자세가 예쁘다고 칭찬하니 다른 아주머니들 나 하는대로 따라하기도 한다. 평영 속도가 안 나서 강사에게 뭐가 잘못인지 물어보니 몇 달은 하셔야죠, 체력이 약하니 근력을 올리고 숨차도록 뺑이 돌라고 한다. 체력만 올리면 한 가닥 할라는가.  아 놔, 내 수영 소질을 너무 늦게 발견한 건가. 이렇게 안타까울... 낼부터 고기 좀 먹어야겠다. 아이들에게 강사가 칭찬한 이야기, 근력을 키우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하니, 엄마에게 숨은 소질이 있었네 소리 한마디 않고,

알았쓰, 그럼 고기 먹으러 가자고~ 하고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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