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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서강대 총학생회 퇴출과 투표와 대학 등록금

 
 2010/02/07 01:07

서강대 총학생회가 대학 당국에 의하여 퇴출당하였다.

총학생회는  대학 구성원으로서  대학당국과 상대적인 존재로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선거에 의하여 꾸리게 되어있다. 가르치는 입장과 배우는 입장이라는 관계에서 조정으로 볼 수도 있으나 학생을 교육소비자, 대학을 교육 서비스 공급자로 본다면 서강대학의 학생회 퇴출은 공급자로서의 상대적 우위를 앞세워 그들 간의 경계를 넘어와 상대를 제거한 셈이다. 3월에 재선거를 시도한다니 그 동안 학생이 참여할 사항에 대한 협의는 중지되거나 일방으로 처리 될 수도 있다.

 

이 상황의 발단은 총학생회가 규정된 50%투표율을 믿도는 37%의 투표율로 구성되었다는데 있다. 50% 투표율 규정이 퇴출을 가능케 하는 조건이 아니라 임원 선출에 관한 것이라는 학생회 측의 반박이 있지만 아뫃튼 일부의 학생들만 참여한 총학생회는 뿌리가 약하고 경계 안팎의 구성원이 흔들 경우 방어가 힘들다.

 

나는 투표 참여율이 37%라는데 놀랐다. 20대가 개인의 흥미와 이익이 우선이고 공공의 것에는 참여도 관심도 낮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자신이 가까운 이해 당사자인 대학 내의 선거 참여율이 이토록 낮은데에는 실망이 크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중 하나가 매년 인상되는 대학 등록금일 것이다. 고교 줄업생의 80-90%가 대학을 진학하고 매년 수능 수험생 수가 60만명 이짝 저짝인 걸 생각하면 비싼 대학 등록금은 대학생과 그 학부모에게만 부담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지고있는 경제적 사회적 짐이다.

 

해마다 물가 상승률 이상 올라가던 등록금 문제는 2007년 선거에서 상위의 개선 약속 대상이었으나 지금 보면 표를 낚는 낚시밥일 뿐이었다.  대학과 대교협이라는 집단이 공급자 이익을 과하게 취하고 적립한 잉여 등록금을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 학생들이 요구 사항을 모아 목소리  낼 수 있는 총학 구성에 투표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실망이다. 그나마 작년 금융위기 한파에  몇몇 대학 학생회 대표들의 삭발식 항의가 언론과 광범위한 주목을 끌어냈다. 이에 국회가 법으로 인상 상한선을 긋는 규제안을 만들었다. 문제 제기가 약자이며 다수인 교육소비자를 보호하는 규제(그러나 미약한) 제정을 이끌어낸 경우이다.

 

몇몇 대학의 등록금 적립금액을 보면 대학이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과 다르지 않아보인다. 그런 대학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자율권을 용인할 이유가 없다.  학생들이 대학과 협의하고 협상에 참여할 의사를 보이지 않으니 등록금은 학교가 비지니스 목적에 맞춰 부른다. 대학은 등록금뿐 아니라 설비, 서비스 컨텐츠를  비지니스 목적에 맞추어 운영하고. 참여가 적은 학생들의 요구사항은 방향을 돌리거나 무시한다.

  

20대 대학생들은 어쩌면 학점이 급하고 취업이 급하고 투표는 시간만 낭비할 뿐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이기적인 결정권자들은 국민에게 실패를 학습시키고 관심을 분산시켜 참여율을 낮춘다. 정치업자들의 테크닉이다. 그런 학습의 결과, 투표한다고  뭐가 되냐 하는 냉소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 4 년 마치고 떠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등록금은 바싸긴 하지만 내 돈 아니고 부모 돈이라고 생각할런지 모른다. 모두  핑게고 무책임이고 미성숙이다. 소속한 사회의 문제를 느끼고 보며 개선을 궁리해야하는 것은 민주사회 구성원에 대한 사회의 요구이고 구성원의 의무이다. 의무는 투표로 간단히 수행된다.

 

자신의 의사를 투표로 표현하지 않는 학생들은 생각도 목소리도 없다고 보인다. 생각 있거나 없거나 간에 마네킹처럼 아무 소리 안내는데 누가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억울해도 사실이 그렇다. 표현권리를 흘려 버리면 원하지 않는 타인의 결정을 수용해야하는 가련한 존재가 된다. 젊은이들이 공동의 문제에 무관심하고 나의, 오늘의 관심에 함몰되어있는  한 미래는 살기에 더 강팍해질 것이다. 

투표 안했어요, 학교에 양보했어요. 그래서 협의 마당 의 경계 밖으로 밀려난 학생들.

자랑스러운가?

 

짧게 이야기하자.이야기하자. 투표 안했어요. 2메가에게 양보했어요. 어떻게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