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지난 번 보다 기억력이 나빠지신 듯 하다. 딸 이름을 물으면 한 참 걸려 이름을 기억을 하지만 나를 기억하지는 못한다. 내가 엄마 딸이야 하면 그러신가 보군요 하신다. 큰 아들, 작은 아들 이름을 물어본다. 글쎄, 뭐더라...몰라요, 잊었어요, 하신다. 기억 못해 부끄럽기도하고 묻는 게 귀찮기도 한 표정이 스친다. 손자이름을 대며 누구 아들이지? 하면 걘 내 아들이죠 하신다. 엄마의 시간에 이름들이, 관계가 새겼던 흔적들은 다 녹아내려 흐려졌다. 기억의 exercise를 위하여 나는 아무 말이나 지껄인다. 엄마 뭐 뭑고 싶어? 짜장면? 짬뽕? 탕수육? 하며 중국집 메뉴를 불러대기도 하고 불고기? 잡채? 산적?하며 한식 요리 이름을 대기도 한다. 엄마는 그거 좋지, 그거 맛있지...하며 즐거이 반응한다. .. 더보기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 3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