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가 준 꽃다발.
철수가 냄새를 즐긴다.
꽃들 숨 쉬라고 다발 묶은 걸 풀었다. 가지가 꺽인 것, 목이 상한 것들은 키 작은 화병에 나눴다.
날씬한 잎이 드믄드믄 달린 긴 가지가 받쳐주는 흰색, 연분홍색, 섞인 카네이션은 단정하고 우아하다.
내가 어머니 가슴에 꽃 달아드리던 시절의 카네이션은 붉은 그 색이 촌스러웠다. 시골집 그늘진 뒷뜰을 지키는 맨드라미처럼 색에 관심없고 위치도 탓하지 않으며 거저 열씨미 존재의 명을 다하는, 그래서 좀 울컥하게 만들고 본질을 생각케 만들고 다음 순간 의연하게 만드는 존재를 연상시키는. 처절한 붉은 색. 그 시절 어머니의 자식을 위한 삶에 어울리는 색인지도... 그리 보니 신식아니 신색 카네이션은 배울 거 배워서 헤아릴 거 헤아리고 따질 거 따지고 요리 조리 세련되고 맵시나는 도시 엄마들에게 어울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