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9 02:28
며칠 전 비오는 날.
횡단보도에 신호 기다리는 우산들 사이로 어린 얼굴의 육군 하나가 비 맞고 서있었다. 두어 걸음 옮겨가서 내 우산을 받쳐주었다. 고맙습니다 하기에 보니 모자도 어깨도 꽤 젖었다. 신호가 바뀌기에 함께 걷으며,
투표 했나 하고 물었다.
예~
근데 전쟁나니 어쩌니 하는데 부대 분위기 어떤가 하고 물었다.
글쎄요, 뭐 별로... 그런데, 휴가는 보내니까요~ 한다.
군대가 상황을 심각하게 보면 장병 휴가는 중단할 것이다. 상황이 심각한 척 한밤중에 쌕쌕이도 날렸고 중무장한 군인애들 큰 길에 깔기도 했지만, 내용을 알고보면 심각하지는 않은 거라는 해석이 되는 건가.
근데, 천안함은 누가 그런거래? 부대에서 그거에 대해 이야기들 하지?
아, 예 제가, 그런데, 군인이라서요, 말씀드리기 그렇네요~.
얼핏 쳐다보니 계급장 작대기가 둘 처럼 보이기도 하고 두 줄 사이에 한 줄이 들어있으니 일등병인듯 ?
나, 부대 마크 봐도 몰라... 지나가는 사인데 뭐...천안함 정부 발표 맞아? 하니,
제가 군인 신분이라 말씀드리기가....
군인이면 나라에서 알려주는 대로 믿어야 하는데, 현역이라 아니랄 수는 없고, 아주머니 자꾸 물어보지 마세요 그런 뜻?
내 집으로 가는 길 옆의 아파트 단지에 사는 가 보다. 우산을 내게 옮겨 받으며,
휴가 잘 보네~
현역병들도 안 믿는 국방부의 천안함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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