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날이 뜨거워 밤 늦게 가끔 가던 곳.
에어콘 씽씽 틀고 유리문 다 열어놓고
지나가 던 사람도 냉기 쐬게 하던 곳인데,
오늘은 가을이라고, 사람들은 유리문을 닫고
안에 들어 앉아있다. 맞은편이 상상마당.
영화프 로 잠깐 구경하자 싶어 게시판을 보았다.옥희의 영화...그건 봤고....돈조반니...어떨까? 아, 10분 후면 시작한다! 오케, 아이스크림은 나중에!
즐겁고 행복한 두 시간이었다.
베니스와 비엔나 배경. 아름다운 유럽 도시의 미 술관 18세기 그림 속에서 모짤트의 음악을 들으며 호사한 기분이다. 스피커 좋은 극장 안에 아름다운 아리아, 오케스트라의 모짜르트 연주. 모짤트의 바하 연주가 가득하다. 거기에 그 시대의 의상, 화장, 머리 스타일, 가구, 색깔 등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었다. 영화 속 현실 배경에 오페라, 연극 무대 방식을 도입하여 화면이 실제와 연극적 상상 속을 오가게 한다. 이야기 전개에 오페라 공연이 쟝르 이음새 없이 교차하여 새롭고, 보고 들을 즐거움이 가득하다. 엔딩 크레딧을 보니 연주는 프라하 오케스트라이다.
모짤트의 돈 조반니 대본을 쓴 로렌조 다 폰테는 베니스에서 신부가 되었다가 방탕한 여자문제로 파문을 당하고 베니스로부터 추방된다. 스페인 귀족 카사노바는 로렌조에게 추천장을 써주며 비인의 살리에르에게 보낸다. 궁정악장 살리에르의 오페라 리허설에 온 비인황제 조제프는 그 자리에 있던 로렌조 다 폰테를 모짜르트와 연결시킨다.... 로렌조가 대본을 만들고 모짤트가 작곡하는 이야기를 따라 로렌조의 사랑 이야기, 모짜르트의 가정 이야기, 프리마돈나들의 질투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두 사람의 돈 조반니는 1787년 프라하의 예스타테츠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 영화 속의 이태리어는 참 리드미칼하다. 로렌조 다 폰테가 당대의 시인이고, 귀족과 예술가 사이의 이야기이고 크래식 음악 영화이니 대사를 시적으로 운율 맞춰 쓴게 아닐까 싶다. 1932년 생 스페인 출신 감독 카를로스 사우라를 검색했다. 스페인 내전을 겪고 프랑코 독재의 시기를 산 그가 다룬 폭넓은 사회 정치 예술적 주제와 여러 예술 쟝르를 영화 속에 녹여낸 작품이 엄청나다. 그는 제랄딘 채프린과 오랜 친구로 많은 작품을 함께 제작하였다고 한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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