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3 23:39
취업을 하기까지 준비과정이 큰 장사판이다.
물반 고기반을 넘어 물기 축축한 바닥에 퍼덕이는 고기들로 가득한 황금매장이다.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준비생들은 취업 정보시장 ,취업 자격 시장 소비자다. 이 시장에서 소비자는 왕아니고 봉이다.
주변을 보면 취업우려와 보험으로 상경계열의 경우 회계사등을 문과생들은 임용고시나 다른 국가고시를 공부한다. 준비기간 2-3년 이상 인듯 한데 당근 공부, 준비 비용이 발생한다. 학원, 관련 도서, 독서실, 고시원 비용등을 쓴다. 젊은 시절의 2-3년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시험에 붙기도 하고 중도에 접기도 한다. 접는 경우 공부한 만큼 전문적 안목이 키워졌을 수 있겠으나 활용되지 않는 경우, 손실이다.
일종의 확인서를 취하기 위한 시험도 많다. 예를 들어 CFA financial analyst 또는 FRM risk management 라고 생소한데, 지난 몇년 사이에 미국에서 재무전문가들이 협회만들고 시험제도 만들고 이 분야를 지망하는 사람들 기량을 확인해 봐라 하는 시험이다. 회계사, 변호사처럼 공인 자격을 부여하는 건 아니다. 시험은 1차에서 3차까지 있는데, 재무 공부하고 재무회계로 취업하려는 젊은이들이 이 시험을 준비한다.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규모를 가진 기업에서 TOEIC(이나TOEFL)점수를 기본으로 요구한다. 요구하지 않는 기업에도 지원자가 기량표시로 점수와 증서를 기재한다.기재한다. 이러니 영어시험점수가 없으면 괜히 꿀려한다.
한번 시험에 필요한 점수에 도달하지 않으면 몇 번이고 시험을 친다. 매번 돈이 든다.
대학생 있는있는 집 치고 굴러다니는 ,TOEIC, TOEFL 문제집, cd 없는 집 없을 거다. 교재만 가지고 공부가 안되면 학원간다. 학교에서 영어 원서로 공부하고 강독에 문제 없어도 영어 점수 확인 시험은 본다.
왜? "쯩" 이니까. 쯩은 멀쩡한데, 정작 실력은 허술한 경우도 나온다.
기업에서 한자점수를 요구하지는 않는 듯하다. 깊이있는 독서와 이해를 위해 아이에게 한자 공부를 권했다. 정민 선생의 살아있는 한자교과서와 김성동의 천자문을 읽으라했다. 그러나 아이는 재미있고 공부 되는 그 책들을 밀어내고 한자 검정 문제집을 사왔다. 얼마 후 시험보고 점수 받더니 한자공부는 다 되었다고 한다. 정말이지 맹탕인데, 점수 받은 걸로 한자공부 종결이다. 점수로 자격을 확보 할 뿐 contents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는 뒷전이다.
취업시즌을 앞두고는 일반적인 취업 가이드 북, 회사별 문제지를 산다. 예를 들면 영어 면접 가이드, 삼성 문제집, 현대 자동차 문제집, 기출 문제 모음, 두산 기출문제 모음....효성이니 한화니 sk니 하는 기업의 인적성 검사(시험?) 문제집이 있다. 문제가 회사간에 어떻게 다른가 또는 비슷한가. 기출 문제집 없는 회사는 알아주는 기업이 아니랄까봐 회사마다 다 있다. 한 권에 15,000- 17,000 쯤 한다. 고혈을 짜내며 쓴 원고도 아니고 해마다 새로운 논문이 수록되는 것도 아니고 지난 해 문제를 모아놓은 건데 왜 이리 비싼지 모르겠다. 아니 비싼게 당연하다. 88만원 구덩이에 빠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20대 취업지망생들이 이 사회의 가장 약자이니까. 장사꾼이 호구를 놓칠까보냐. 해마다 졸업생,취업 희;망생 X 지망회사 + 몇 권의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가이드 북 등.
30-40년 전에도 물론 입사시험이 있었고 시사, 상식문제를 모아놓은 문제집은 보아야 했다. 교실에서 배우는배우는 것이 부실했고, 충실하다고 하여도 교실 밖의 넓디넓은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고 요점정리 도우미는 있었다. 바닥이 금방 드러나는, 요점 정리의 폐해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세부적이고 친절한(?) 시장이 되어있을줄이야.
다른 이야기인데, 면접시 요구되는 (요구 될거라고 여겨지는)복장과 그에 따른 비용도 상당하다. 입사하면 어짜피 입을 것이라고 양복을 사기는 하는데, 값이 상당하다. 세일이 아니면 양복은 몇 십만원, 부라우스는 그 값의 반 쯤 한다. 이쯤되니 취업 지망생 부모가 호구다. 부아가 치민다. 백화점에 가서 검정 정장을 찿으니, 점원이 아,아, 면접복 찿으세요 한다. 옛날에 양복집 간판에 신혼여행복, 출장복 이런 거 쓰인 거는 봤어도 면접복이라니. 뭔가 평상적이지 않고 특정하다는 이야기겠지. "특정"을 벗어나면 활용이 한정적이다. 사용되지 않는 만큼 비용은 가계에 낭비다. 캐주얼 복장이 대세인 세월에 지원자들이 알아서 "일사불란"하게 검은 정장을 입는 건 기업이 요구해서인가 또는 지원자들이 지레 짐작해서 한 가지로 "쏠린"건가.
20대의 자식들이 취업고시를 치루는 동안 부모는 비용고시를 치룬다. 교재대, 학원비, 취업 복장비를 못 댄 부모는 기업체 문을 전전하는 자식들 못지않게 가슴을 조린다.
기업들이 가계부담을 고려하여 면접시 "단정한 복장" 이면 된다고 명기하기를 기대해본다.
도대체 대부분의 가정이 대학 학비 대기 바쁜데, 무슨 때마다 학비 외의 몫돈이 든다. 해외 어학 연수, 교환학생은 선택이라고 하나, 실제적으로는 주머니 상황이 결정을 선택해 줄 뿐, 상황이 허한다면 다들 몇 개월 해외행을 취하는 듯 하다. 졸업 앨범이니, 졸업사진을 찍을 때 양복, 화장(여대생의 경우)등 비용도 크다. 신촌 홍대, 이대 부근의 미장원은 앨범사진 시기에 졸업 머리에 얼마, 화장에 얼마, 셋트에 얼마, 친구와 함께 오면 얼마하는데 암튼 대형 시장으로 만들었다. 20대가 그것을 선택할거냐 안할거냐하는 단계는 지났고 시장은 그들을 이미 소비자로 선택해 가둔거 같다. 평소에 티샤쓰, 청바지 입고 다니는데 졸업사진은 예외없이 정장 양복인걸 보면 학창 시절 본래의 모습은 양복 저고리에 덮이고, 모습은 똑 같은 틀에 찍어낸 풀빵 같은데, 이십대가 자기표현을 이렇게 하는 건가 질문이 생긴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 안하는 남자, 말 못하는 남자 1 (0) | 2010.12.27 |
---|---|
꽃이 왔어요 (0) | 2010.12.27 |
취업고시 4 (0) | 2010.12.27 |
취업고시 3 (0) | 2010.12.27 |
쓰레기통 뒤지는 사람들 (0) | 2010.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