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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활

중간 점검 필수?

The private lives of Pipa Lee. 피파 리의 로맨스.(제목이 옳지 않아!)

여자 등장 인물들 각각의 삶에 공통된 억제되고 연출된 자아, 원인이며 결과인 상처, 죄의식을 각각 다른 방법으로 견디는 모습을 구체적이고 충실하게 그렸다. 동시에 속의 상처와 허무를 덮기 위한 갑옷같은 그녀들 삶의 다양한 외양도 리얼하게 그렸다. 보니 원작, 감독이 여성 - 레베카 밀러이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은 고통의 원인이고 이해한다는 것은 존재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치유의 열쇠이다.
가장 가까이 이해하고 보듬을 모녀 관계에서 피파는 엄마 조울증과 원인을 이해하지 못한다. 가출과 방황으로 자해하고 부모에게 상처를 입힌다. 엄마를 등진 딸을 그 딸이 배척한다. 외롭다고 누군가에게 기댐직한 피파는 조용하고 우아하게 남편에게 봉사하는 삶을 꾸려간다. 피파의 과거가 세탁되었는가. 자각하지 못하는 '고통'이라는 말은 성립 되지 않지만 자각하지 못하는 병이 깊어지는 수는 있다. 
화려한 파티 속 무엇인가를 견디던 모니카가 견뎌내지 못한 것은 남편 허브의 등 돌림, 이해심 많고 관계에 성실했던 이모가 받은 충격, 상실 등 등장인물 모두 관계에서 상처입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자신 보호에 우선한 행위로 다른 관계에 의도하지 않은 가해자가 된다. 애정 끝의 과도한 보호조차 상대에게 상처가 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상처와 의존의 고리 속에 있다. 피해와 가해의 원인은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운명이 지어준 매듭을 사람이 푼다고 할까. 자기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상처를 핥아가며 낫기도 하고 억제하고 연출하는 대신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키아누와 로맨스가 생길락 말락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둘의 관계는 일탈이 아니라 관계에서 상처입은 사람들끼리 술회를 통해 자기 발견하는 것을 도와주는 관계이다.


 요즘 나온 영화 서너 편을 연달아 보고 나니, 우연인지 현실 반영인지, 빠른 사회적 변화와 경제적 성장 속에 나름 성공적으로 삶을 이룬 베이비붐 세대가 인생의 중간(?)결산기를 통과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깊이 박힌 존재의 뿌리, 감추었던 상처를 찾고 치유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세 영화가 모두 비슷한 소재를 다룬 듯 하다.
Pipa Lee - 성공적인 삶을 일구어 낸 중장년의 과거와의 화해,치유. 덧 씌우고 연출하던 삶에서 인생에 다가오는 것을 평화롭게 받아들이는 삶으로 선회.  You will meet a dark tall man  환상의 그대 -살아온 시간이 허망하다고 느끼고, 보상받고 싶다고 느끼는 인생의 후반기. 그 세대도 환상을 기대하고 새로운 선택을 계속한다.  I am love  아이엠러브. 자기 욕망의 발견이 한낱 새우요리에서 촉발 되었고 관능으로 흘러간다는게 엉성한 아침 드라마 수준이지만, 암튼, 남편의 선택으로 결정된 나의 삶. 화려한 환경과 성공에도 타인의 시선과 부러움으로 채울 수 없는 공허가 있다. 중장년 여인의 자기 확인과 선택이야기라고 포장한 화보집~~.

 

'역할'이 아니라 '직업'이 목사인 남편은 설교를 보아도 아버지, 남편으로 보아도 이해와 사랑이 깊은 사람은 아닌 듯하다. 그의 아내로 산다는 건 자기 표현을 연출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완벽한 아내, 엄마로 자신을 연출하다가 조울증에 걸리고 마약을 복용하는 엄마를 보고 피파 리는 충격에 마약을 먹고 배반감에 집을 나간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그녀는 방황하는 시기를 보낸다. 우연히 30년 연상의 성공한 출판업자인 허브를 만난다. 그는  부유하고 아름답고 파티를 즐기는-파티에 중독된?- 모니카의 남편이다. 피파는 방황하다 둥지를 찾은 듯, 허브는 약한 새를 보호하듯 결합한다. 모니카는 허브와 피파를 식탁에 초대한 자리에서 자신의 입에 총을 넣고 쏜다. 피파는 망가졌던 젊은 시절의 모습을 지워나가며 아름답고 친절하고 교양있는 아내, 엄마가 되어 30년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 피파가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였 듯, 피파는 딸에게 (이유는 드러나지 않았음)무시, 배격 당한다.
평화롭고 잘 꾸며진 교외에서 조용한 은퇴생활을 지내던 피파에게 자신이 잊었던 깊고 오래 된 곳에서 균열이 감지된다. 덧씌웠던 어린 시절의 상흔인지 허브의 애인으로 나타난 자신 앞에 자살한 모니카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인지, 변신, 억제하고 살아온 30년 세월의 압력인지.
허브의 친구이며 피파의 이웃인 위노나를 배반하고 위노나는 허브와 숨은 관계를 맺는다. 계속 이어지는 관게의 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