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3 00:29
시네큐브 마지막 날이다. 내 영화 나들이 10년을 맡아준 곳이다. 그냥 지나기 섭섭해 마지막 상영을 보러 나갔다. 매표구가 닫혀있다. 물어보니 마지막 상영은 2시 반에 끝났다고 한다. 아쉬워 극장 구석을 돌아보는데, 기억나는 얼굴이 서있었다. 처음 시네큐브를 시작할시작할 때 기사에서 보았던 백두대간 대표 이광표 감독이었다. 아쉽다고, 그동안 즐거웠다고 인사를 했더니 그는 고맙다고 인사를 받는다. 척박한 서울서, 메이져 생산자들의 상업영화를 대자본이 쏘아대 차고 넘칠 때, 백두대간이 만들어준 공간이 얼마나 좋았는지.
나처럼 아쉬워하는 관객들이 많이 모여있다. 사진을 찍기도 하고 포스터를 쳐다보기도 한다.백두대간에서 내놓은 잘라낸 필름을 추억으로 골라 가져가기도 한다. 여직원이 제노바 상영권을 준다. 초대무대, 마지막 상영이라고 한다. 그래, 다행이다.
계속 될 줄 알았던 시간을 아쉬우나마 마무리 할 수 있게되었구나. 헐릴 예정인 광화문 Wood and Brick 에서 저녁을 하고 극장으로 되돌아와서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도록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아쉬움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사랑했구나. 돌아오면서 그 곳에서 영화를 보고 감동을 안고 나오던 시간을 생각한다.
우리가 정붙이고 놀던 것이 과거 속으로 사라지는 것. 홍대앞 상상마당이나 상영관이나 낙원동낙 낙원상가 (악기 상가) 4층 시네마테크 cinema theque,의 텅빈 관람석을 보면 드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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