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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내가 진 빚

2009-08-12

젊은 여성 둘이 고속도로에서 사고차를 도와주려고 수신호를 하다가 다른 차의 사고로 참변을 당했다. 자신들의 의지로 남을 돕다가 참변을 당했으니 참 안타깝다. 의사자로 추대하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cluster_list.html?newsid=20090809183506784&clusterid=53716&clusternewsid=20090810181211653&p=khan

 

 오래 전 일이다.

 장마철 퇴근 길에 폭우가 쏟아져졌다. 어두워질 정도로 비가 퍼 부었다. 차들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중 길에 물이 넘치고 내 차의 시동이 스르륵 꺼졌다. 초보시절이었는데, 아무리 시동을 걸어도 차는 쉬릭 쉬릭 소리만 낼 뿐 꿈쩍않는다. 다른 차들은 조금씩 움직이며 비가 줄어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내 차는 길을 막고 있었다. 내 차 뒤로 큰 길 가득 노랗게 불 킨 채 차들이 빽빽이 서 있었다. 어찌해야 할 지 머리가 뜨거워 지며 땀이 흘렀다.

 

 그 때, 누가 빗 속에 창을 뚜드린다. 창문을 열었다. 비가 쏟아져 들어왔다.

"시동이 안걸려요?"

"예, 갑자기..."

"내려 보세요"

"네에???"

 그 남자에게 물으며 동시에 나는 차에서 내렸다. 그 남자 뒤에 다른 남자 하나가 우산을 들고 있었는데 우산은 무용지물, 두 남자 모두 한 쪽 어깨는 이미 젖어 있었다. 나에게 문을 열게한 남자가 운전석에 앉고 우산을 든 남자는 내 차를 뒤에서 밀었다. 운전석 남자가 핸들을 돌려 차를 인도 쪽으로 몰고 뒤의 남자는 우산을 내게 주고 두손으로 차를 밀었다. 인도 턱에서 운전석 남자가 내려 두 사람이 밀어 내 차는 한갖진 인도에 올라섰다.

 그는 나에게 조금 있다가 시동 걸어 보거니 안되면 사람 불러서 점프하라고(정비업체 불러서 시동걸라고)했다.

 누구신지 고마운데 어떻게 해야할지 연락처라도 ... 하였으나 그 두 남자는 아 됐어요, 괜찮아요 하며 비상등 켜놓은 채 인도에 세워놓았던 그들의 봉고차로 들어갔다. 그들 차안은 젖은 옷으로 물이 흘렀을거다.

 

 도움을 받았으나 인사를 제대로 못했다.  빚이다. 누군지 알 길이 없으니 그들을 찿아가 갚을수도 없다.

 

 곤란한 처지의 다른 차를 도와주어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지냈다. 오가면서 딱한 상황에 처한 차들을 본다. 운전자 혼자 큰 길 한가운데서 다른 차들에게 수신호를 보내며 사고 처리 전화를 걸며 쩔쩔매는 상황을 보면 멀리서부터 내 속은  쿵쾅거리며 뛴다. 내 차를 갓길에 대고 저리 가서 어덯게든 해 줘야할 거 같은데.... 생각은 그런데 나는 곽 막힌 차선 안에 있고 차는 앞차 따라 질금질금 나가고, 그차를 도와주려다가 내차가 교통장애가 되겠는데.... 나는 지금 뽀족구두에 양복 입고 있어, 이 차림으로는 저 차를 밀지 못할 거야.....나 오늘은 못본척 해야겠다. 늦었어, 빨리 가야돼..... 이런 저런 상황과 핑게로 아직도 그 빚을 못 갚았다.

 

안전 제일 채비를 잘 하고, 상황, 핑게 불문하고, 빚 갚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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