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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8

더 폴 The Fall 2010/03/19 00:04 아주 재미있게 본 영화 이야기. 영화는 스턴트맨이 강물로 떨어지고 말과 코끼리가 강물에서 허우적 거리는 장면으로 단박에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도입부는 아슬아슬하고 스펙타클한 영화 촬영 장면인데, 이는스턴트맨인 주인공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영화에 기여하고 상처입고 사라지는 이름 없는 스턴트맨들을 기억하려는 감독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 마음은 영화의 뒷부분 스턴트 장면들로 확인된다. 보기 시작하면서 기대가 부풀었고 곧 빠져들었고 즐거웠다. 이국적이고 환상적이며 의미 가득한 장면의 아름다움, 색상, 의상, 작은 장치들, 상상 속 이야기와 교차하는 비정한 현실 속 이야기, 두 줄기의 매끄러운 엮임, 상상속 등장 인물들의 상징성, 그 모두가 풍부했다. 나.. 더보기
Deutsche Harmonia Mundi - legendary baroque & ancient music 50 cds 2010/03/16 13:41 인터넷 책방에 들락거리다가 이걸 발견!!!하였다. 살까 말까 몇 번을 클릭질 해댔다. 뭔가 사들일 때 신중하자고 마음 먹은 데다 낯선 작곡자가 많이 들어있어 한 번 듣고 옆으로 밀어놓지 않을런지 생각하였다. cd 50장에 십만여원, 에이, 몇 장만 맘에 들어도 성공이다 싶어 샀다. 받고 틀어보니, 큰 보따리에서 선물이 계속 나오는 거 같다. 하나하나 완전 보물이다. 세트는 Bach 부터 음악은 남기고 이름은 남기지 못한 작곡가까지, PalestrinaPalestrina (1525-1594) 부터 Gluck (1714-1787), Boccherini(1743-1805)까지 바로크 시대 작곡자들을 모아놨다.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 속의 Marin Marais와 그의 스승 Sai.. 더보기
아들의 초코렛 2010/03/14 22:13 공원 산책하려고 모자를 찾으니 마땅한 게 없다. 봄기운이 퍼지는 오늘 같은 날엔 겨울 바람 막으려고 쓰고 다니던 모자는 좀 두껍다. 야구 모자 찾으려고 아들 방을 둘러보았다. 이것 저것 써보지만 내 얼굴에 척 어울리는 맛이 없다. 딴 거 뭐가 있을 라나...?하면서 평소 안 열던 옷장을 열었다. 예쁜 쇼핑백이 옷 장 가운데 얌전히 놓여있다.. 뭐지...? 내 생일은 아직 멀었는데...아니, 이런 예쁜 상자가 다 있나....? 난 포장은 별로 신경 안 쓰는데... ㅎㅎㅎ 궁금해 열어보니 초콜릿을 담았던 상자들이다. 몇 개 남아있다 . 맵시 있고 공들여 만든 초콜릿 알들은 화려하다. 아주 공들여 상자를 선택하고 초콜릿을 골라 담은 거 같다. 그러고 보니 몇 주 전에 아이가 예쁜.. 더보기
급식 예산 감액, 일제 고사 예산 증액 대부분의 교육청들이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급식예산은 줄이고 일제고사 관련 예산을 늘였다. 경기도,경기도, 부산, 광주가 급식 관련 예산을 올렸고 그 중, 경기도가 가장 큰큰 금액을 올렸다. 동시에 일제고사 관련 예산을 낮추었다. 경기도 교육청은 금년 3월3월 부터 경기도 도서 벽지와 농어촌 읍면지역 전체 초등학생에게 의무 급식을 시작하였다한다. 대구는 급식 예산을 가장가장 큰 금액으로 낮추었다. 그 뒤를 이은 충남. 대전, 제주. 그런데, 급식예산을 60~83%씩이나 낮추면, 어떻게 되는건가. 전년도에 예산이 흥청망청 남은 경우가 아니라면, 작년에 급식 받던 아이들 중 누군가는 올해 굶어야 한다는 이야기 아닌가. 고약하고 비정하게 운영한다. 그 중에서도 대구. 실업률이 가장 높고 경기가 심하게 나쁘다는.. 더보기
권 진규 2010/03/01 21:32 권 진규(1922-1973)는 나에게 특별한 기억이다. 조각도 작가 이름도 모르던 대학 초년 어느 날, 친구가 어느 조각가의 작업실에 가자고 했다. 아마도 73년이나 74년 초 여름, 방학이 시작하기 전 쯤이었을거다. 방문 전에 작업실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흘렸다. 삼선교 부근에서 골목으로 걸어 들어갔다. 60-70 년대 서울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가옥의 한 켠이었다. 작업실에 들어서면서 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그 이전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고독감과 정적을 느꼈다. 직사각의 작업실은 넓지 않았고, 넓기보다 높아 보였다. 茶褐색의 나무 기둥, 나무 선반 , 그 위에 붉은 흙으로 빚어진 크지 않은 작품들이 올려 있었던 듯 하다. 선반 위로 높이 열린 창에서 .. 더보기
콜레라 시대의 사랑 2010/02/27 06:18 백년간의 고독을 쓴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백년간의 고독에 넘쳐 흐르던 현실과 상상속을 넘나드는 문학적 은유, 상징, 재미를 기대하고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잡았으나, 작가 영감의 수다에 중간중간 물렸다. 만연체의 느린 템포는 글도 의미도 juicy하지 않아 책을 내려놓고 싶었다. 이 소설을 쓸 당시 작가의 나이가 사물과 사건에 대해 많은 기억과 생각이 쌓여 있을 때이다.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세 사람 주변에 많은 인물들을 배치하여 그들의 습관, 환경, 매무시 등과 사소한 에피소드-소설의 흐름과 관련없는 작가가 메모해 두었다가 언젠가 써먹으려 했던듯-를 주렁주렁 달아매서, 풍성하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과잉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문.. 더보기
Shakira - Ciega, sordomuda with lylics 2010/02/27 06:22 Ciega, Sordomuda 는 blind, deaf-mute. beat는 흥겹고 노래는 멋지다. 비디오는 육감적이고 선정적이다. 그런데, 가사도 비디오도 섹시하고 어찌보면 퇴폐적으로 보이는 겉모습 아래 깔아놓은 의미가 있는 거 같다. 들키면 위험한 의미를 숨겨놓은 건지 우연히 다른 의미로 해석 가능한 의미고리가 만들어진건지. 없이 사는 동네에서 어린이들 처럼 무해한 놀이를 하던 사람들을 잡아가는 비디오 속 나라의 견찰은 기계찰이다. 심장 자리에 회로판을 심어놓았다. 회로에 입력된대로 움직이는 영혼 없고 판단 못하는 권력의 말단부. 경찰을 경멸하는 생생한 이미지다. 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장님이 되었다. 눈 가려진 사람들은 서로 볼 수 없고 방향 몰라 엇갈리고 어떤이는 허공.. 더보기
명절 유감 2010/02/27 06:19 2월이 끝나간다. 이번 달에는 설이 들었고, 가족이 모였고 , 아주머니들의 부엌시간이 길었고, 맛있는 음식이 있었고, 세배 돈이 돌았다. 우리 집 설, 추석은 여자들의, 여자들에 의한, 남자들을 위한 명절이다. 제사와 명절 때마다 장보기에서 시작해시작해 온갖 재료를 다듬어 나물 무치고, 전 부치고, 생선과 산적 지지고 탕 끓이고 밤 치고 뒷정리까지 여자들의 노동으로 돌아간다 . 지방 쓰고 제기에 괸 음식을 차례상에 올릴 뿐 남자들은 하는 일이 없다. 아침상이 펼쳐지면 여자들은 음식을 나르고 테레비 채널 돌리던 남자들은 식구들이 둘러 앉을 교자상의 윗자리에 앉아 술잔을 돌린다. 밥과 국이 식도록 술잔이 돌아가고 조카들 불러 술잔을 건넨다. 밥과 국이 식는다고 별 일이랴 . 여.. 더보기
바른 먹거리 2010/02/12 22:43 식 재료는 싱싱해서 좋거나 먹을 만 하거나 농약에 절어 위험하거나 상해서 나쁘거나 할 것이다.. 먹는 것에 옳거나 그르다는 도덕성, 윤리성을 가를 때 쓰는 형용사는 낯설다. 그런데 어느 식품업체는 자사상품을 바른 먹거리라고 부른다. 먹거리가 사람의 행실도 아닌데 바르거나 삐뚤 수는 없지 해서 거북했는데 광고를 자주 보고나니 그런대로 익숙해졌다. 지구의 절반은 굶고 있고, 먹고 있다고 해도 어떻게 조작됐는지 모르는 씨앗으로 틔운 곡물을 먹고 있고 먹어서는 안 될 사료로 공산품처럼 키운 동물을 먹고 있고 넘쳐나게 잘 먹는 사람들은 프아그라 등 고통 속에 자라고 죽은 동물들을 멋으로 기호로 먹고 있다. 그러니까 깨끗하고 싱싱해서 좋은 먹거리일 수는 있지만 생산과정이 사람과 동식물.. 더보기
악몽 2010/02/09 04:24 악몽을 꾸고 있는것일까? 예상했던 그러나 설마 일어날까 하는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차마 그렇게까지 하겠는가 했던 일들을 밀어붙이고 있다. 끝을 모르는 더러운 욕망은 갈쿠리를 달고 오만군데를 다 쓸어안고있다. 욕망은 自盡할까. 어디서 자진할까? 밖의 힘으로 가라앉혀야하는 것일까? 시간이 가면 계절은 바뀌고 얼었던 마른 땅에 새싹이 돋지만 사람사는 세상도 그리 바뀔까? 자연의 궤를 벗어난 욕망을 기다리는 재앙은 어떤 것일까? 역사는역사는 탄생하고 펼쳐지고 사라진다. 역사책을 보아도 한때 번성했던 제국의 쇄락한 영화의 흔적을 보아도 역사의 주인은 바뀐다. 사라진 제국들은 모두 끝없는 욕심에, 오만하고 어리석은 환상을 쫓다가 스스로 지탱하지 못하고 부패하여 스러졌다. 그러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