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전에 짚차투어를 했다. 4명에 20불로 알고 있는데 호텔에서는 2명에 30불을 달라고 했다. 잉그리시 스피킹 드라이버 소리에 업차지이려니 알고 그러마고 했다. 순한 얼굴에 웃는 표정을 한 기사가 아침밥을 사겠다고 차를 잠깐 세우더니 밥에 반찬(?) 몇가지를 올린 도시락을 들고 왔다. 날이 뜨거운 베트남은 하루 시작이 우리보다 이르다. 아침이 늦었네 물으니 기사는 잠깐 생각하는 표정이더니 아이 슬립 라잇이라 한다. I wake up late이라는 말이 생각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우리를 태우고 다닐 짚차는 이랬다. 월남전을 뛰고 퇴역한 노병 아닐까. 한 참 달리다가 속도가 떨어지고 덜덜 거린다. 기어가 듣지 않는다. 1단에서 빡시게 밟고 3단으로 확 올려!!!! 일러주고 싶었지만 기사 얼굴 보니 늘상 있는 일인듯 긴장하는 기색없이 살살 기어를 다룬다. 차를 밀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다.
뭐가 자랄까 싶은 모래위에 성실하게 뭔가를 심었다.
얕은 물이라도 있으니 나무가 뿌리를 내린다.
달리다 보니 흙은 붉은 색으로 바뀌었다. 지평선 저 위쪽은 흰모래다.
이곳에도 무엇인가 촘촘히 공들여 심었다. 더러 살고 대개는 바싹 말라 보였다.
붉은 흙, 사막같은 모래 언덕 . 물, 그곳의 옛날 모습을 짐작하게 하는 침엽수. 연꽃이 피는 뻘. 이상하고 신기하다.
사람들은 이륜, 사륜 오토바이를 탔다. 녹색 샤쓰입은 청년이 20 minutes, 20 dollars라 했다. 날이 뜨겁다. 걸을 수는 없겠다. 우리는 4륜 오토바이를 타기로 했다. 청년은 pay now, pay now 선불을 요구했다. 5불 10불짜리 잔돈을 찾는 내 손에서 10불짜리 두 장을 빼갔다. 얼굴이 까맣게 탄 소년이 맨발로 오토바이 페달을 밟는다. 소년은 씽씽부아앙~ 한 5분 달리다가 우리를 내려놓았다. 시간이 남고 할 일이 없었다. 붉은 샤스의 소년은 눈을 찡긋찡긋, 손가락으로 딱딱 소리내는 시늉을 하며 팁을 요구했다. 소년의 표정이 아니다.
붉은 모래 언덕. 곱고 부드럽다. 바람이 불면 마른 모래는 젖은 모래 위에 무늬를 그린다. 놀랍고 특별한 이 땅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어떻 변해가고 있는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