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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활

페루 민속 음악 무용 공연

2009/12/23 15:35

 중앙 박물관에 우즈베키스탄 고대문화 유물전을 보러 갔을 때 운 좋게 페루 전통 민속 공연을 볼 수 있었다.페루대사관이 주최이니 고유의 색과 음이라고 생각해도 되렸다... 

 페루 각 지방의 전통 의상 소개로 시작되었다. 여성의 복색은 하나같이 꼼곰하고 화려한 색으로 수놓아져있다. 어깨에 케이프나 숄이 동반한다. 플라맹고 드레스를 연상시키는 치마의 주름과 속치마는 스페인 이후에 유입된게 아닐까. (유난히 화려한 색과 자수는 안데스 산위의 고단한 삶을 생각할 때 역설적으로 보인다.)

 

 독무, 2인 춤등의 "보여주는 춤"은 없었다. 씨 뿌리고  풍년을 비는 농부들의 춤, 청춘 남녀가 사랑을 청하고 받아들이는 춤, 마을 잔치에 모여 흥을 나누는 동네사람 춤이 무대에 올라왔다. 내용이 심심하고 춤이 단순하였다. 발레처럼 관객을 위한 "보여주는 춤"이라면  이야기를 깔고 그에 맞는 의상을 입고 계산된 안무를 훈련된 전문 무용수가 추겠지만 민속춤은 대개 발달과정에서 보통사람들이 어울려 주는 춤이니  내용도 춤사위도  쉽고 반복적이며 자연스럽다.

 음악이 좋았다. 선율이 아름답고 음색이 구슬프면서 서러운 흥을 돋운다. 터질 듯한 기쁨을 표한다거나 승리의 역동성같은 힘을 드러내고 과시하는 흥이 아니라 가슴 속에 맺힌 울분, 서러움을 녹이고 흘려 보내 잊어 버리자는 해소의 흥이다.  Quena (맞는 이름인지 모르겠다)소리는 청아하면서도 소리 한 줄기가 억눌린듯 목 쉰듯 탁해  목청을 확 질러내지 못하는 듯한 답답함이 있다. 엘 콘도르 파사에서 아름답지만 뭔가 그립고 서글픈듯한 감상을 갖게 하는 음색이 Quena이다. 한시간 가까이 께나 피리소리를 듣고 있자니까  그들의 답답하고 억눌려진 가슴, 풀어내지 못한 멍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