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가을볓 쬐려고 유부초밥을 만들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지 살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쉰 목소리 내며 바람이 들어온다. 뒷베란다 창문을 여니 찬 바람이 훅 끼친다. 잔듸에 깔개 펴놓고 하늘을 누워 올려다 보기에는 쌀쌀한 듯. 엊그제 오후 짙은 금색 햇빛이 오늘 조금 연해지고 푸른 빛이 도는 듯 하다. 빛이 연해지니 냉기가 살짝 느껴진다. 철수는 베란다에서 철 지난 일광욕 하며 낮잠을 즐기고 있다.
베란다에 떨어진 낙엽을 모아 비닐봉투에 담고
누렇게 말라 축 늘어진 여름 잡초들을 걷어 내고
죽은 가지가 떨구는 로즈마리 바늘잎을 쓸어 담고
어지러이 엉킨 가지들을 잘라냈다. 몸 가벼이 가을 보내고 겨울 채비 하라고.
봄부터 여름내내 별사탕같은 분홍색 작은 꽃을 피우던 이름 모르는 꽃 넝쿨은 뿌리만 남기고 바짝 잘라내고 흙을 덮었다. 내년에 또 보자고.
가을 볓 아래 눕는 대신 유뷰초밥 먹으며 가을걷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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