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올해 날씨는 유난하다. 겨울에 그리 춥더니 봄엔 바싹 가물고 비 며칠 오고 말더니 이제는 온 세상을 태우고 말릴듯 뜨겁다. 내가 살던 집으로 이사 올 사람이 에어컨을 놓고 가냐 물었다. 내가 가져간다면 자기는 쓰던 것을 옮겨올 생각이고 내가 놓고 간다면 두 집 다 이사가 덜 번거롭겠다는 거였다. 일년에 며칠 켜는 에어컨 없으면 어떠랴 생각했고 주택으로 가면서 없애려고 맘 먹었던 터라 놔누고 가겠다고 했다. 북극 곰도 남극 펭귄도 고마워할 결정이었다. 이삿날 이삿짐 아저씨들에게 에어컨은 놔두세요 하니 일이 줄었다고 좋아하면서 '에어컨 없이 어떻게 사시게요? 없음 않되죠' 했다.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물음에 그냥 없애려고요 했다. 얼마 전까지 앞 뒤 문 열어 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들어 이 정도면 여름 잘 나겠.. 더보기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3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