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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묻고 따져야할 보험 광고

2010/07/30 04:12

한동안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니 가입하라는 보험광고가 있었다.

언뜻 들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험금을 내 준다는거 같았다. 여러번 들어보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니 가입하라는 소리였다. 유사시 보험금을 받는게 보험가입의 목적인데, 그 설명은 없고 쉽게 가입 받아준다는 소리만 한다. 보험 가입 신청을 받아주는 혜택 주는 건가?  보험 못들어 곤란한 사람이 많은가?.....

보장 내용, 가격, 보험금 지급 조건을 묻고 따져야 할 게 보험인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니, 상호간에 불안한 판매다. 관계당국으로 부터 광고문구가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광고주 라이나 생명은 버티다가 광고를 내렸다 한다.

 

그만큼 어처구니없는 되는 광고가 또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광고를 내보냈던 보험회사다.이순재가 노인들을 강의실에 모아놓고 좋은 보험이라고 설명한다. 노인들은 마치 좋은 거 알았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머금는다. 그 중 할머니가 잘 몰라 죄송하다는듯 묻는다. "근데, 이게 뭐에 좋은 보험이에요?" 마치 사이비 건강식품회사가 건강식품은 노인들에게 좋은 거라고 일단 먹이고,  먹고난 노인들이 '우리 먹은게 뭐에 좋은 거냐'고 묻는듯 하다.

 이순재는 죽을 때 자식에게 부담 안남기게 장례비 주는 보험이라고 답하며 홈쇼핑 광고처럼 반복적으로 씨끄럽게 몰아부친다. "지금 전화로 상담하세요!"

다른 노인이 소심하게 묻는다. "그런데, 전화하면 가입해야되는 아닌가요?" 

이 광고 속에서 노인들은 보험은 좋은 거라고 보험이 해결한다고 두리뭉수리 믿게 유도하면 따라오는 정보없고 생각없는 존재로 그려진다. 뭐에 좋은 보험이냐고 찍어 물을 때 답해주면 되는 만만한 상대이다. 라이나 생명의 광고는 노인들이 전화는 = 가입이라고 생각할 거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인들을 판단력 없는 존재로 무시하는거다. 그 수준으로 보니 노인은 대충 얼르면 상품을 팔아먹을 수 있는 대상인 거다.  라이나 생명의 노인들에 대한 시선이다.

실버보험, 사망보험이라는 이 보험을 찾아보았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2008년 발표, 79.1세. 60세 남자가 5만원 쯤을 매달 10년 동안 내면 죽을 때 1000만원을 준단다.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긴 여자 60세의 경우는 월 납입액이 낮다.

아마도 자식이 내 장례비를 어쩌려나 하는 걱정을 하는 노인네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으리라.  20년 후의 1000만원을 큰 돈으로 보고 오늘의 1000만원은 더 엄청나게 볼 노인들에게 한달 5만원은 자존심을 꺽지않게하는 용돈의 전부가 아닐까? 혹은 바듯한 생활비의 일부가 아닐까?  10년 동안 보험료 내고 그 뒤 10년 후 (60세 가입, 평균 수명 79.1세)  1000만원의 가치와 오늘 가벼운 주머니 속의 5만원의 용처중 어떤게 중할까.

 

여러 이유로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기를 바랄 수 없는 시대에 살고있다. 지금의 30세 이하 세대의 삶은 한국경제 확장기를 보낸 부모세대보다 빡신 경쟁적 환경을 살아야할 것이다.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도 '관계'보다 '나'를 중시하도록 바뀌었다. 노후를  경제적으로 독립 지탱할 수 없는 부모들은 그래서 자식에게 부담으로 여겨진다. 그렇다 하여도 자식 가르치고 집 한 칸 만드는데 진력을 뺀 부모가, 자식이 주는 용돈에 의지하는 부모가  가벼운 주머니에서 자신의 장례비를 붓는다면, 그건 슬프고 쓸쓸한 준비다. 지금까지 애쓰고 이끌어온 삶이니 그 돈으로 맛있는데 사먹고 놀러가는데 쓰시라 하고싶다. 부모가 먹이고 가르쳐서 오늘의 내가 있다.  낳고 키워준 내 부모가 가실 때, 주변의 어른이 가실 때 십시일반 마음과 능력 보태서 보내드리는 것이 관계에 대한 풍습이다. 이승에서 부모 자식 관계를 저승에 전하는 형식이다.

 

보험회사들의 판매 무기는 미래에 대한 불안 조성, 확대이다. 젊은 세대에게는 각종 사고, 질병 리스트를 들이대며 암보험, 건강보험, 노후보험 들으라고 광고를 때려대고 노인들에게는 자식에게 부담 걱정되지 않냐고 사망보험 들으라고  흔들어댄다.  우리 풍습이 가는 사람이 장례비까지 준비하고 가는 풍습으로 바뀔까 겁난다. 노후 준비 못한 부모를 무능하다고 부담스러워하는 자식이 생긴 것처럼 장례비용 준비않고 갔다고 투덜대는 자식이 생길까 걱정이다.

보험회사들아, 없는 불안 조성해서 없던 불만 만들지 마라. 당신들 돈벌이 광고에 세뇌되어 우리 사고방식, 풍습 바뀔까 진정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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