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는 아비가 없다 하루 종일 어미가 배 깔고 웅크리고 있고 아기 고양이들은 품을 파고 든다. 하루 종일 먹은 거 없는데 어미는 뭐로 젖을 내는지 모르겠다. 어미는 뱃속에서 새끼를 키우고 배 밖에서도 혼자 책임진다. 어린 것들은 어미를 인식한다. 하지만 아비는 인식 못한다. 가족을 이끄는 것도 아니고 수유할 수 없으니 아비는 육아에 끼지 않는다. 수고양이는 생식본능뿐 아비본능은 없다. 지난 초 봄, 마당 한가운데 햇빛 아래 돌 위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검은 고양이가 있었다. 덩치가 크다. 가끔 보이고 내가 가까이 지나가도 밀리지 않고 앉아 있기에 옆집이 키우는 녀석인 줄 알았는데, 동네 고양이란다. 내 시선을 한동안 마주하더니 일어나 어디론가 갔다. 뒷다리를 절고 있었다. 그 녀석이 아기 셋을 품고 풀과 나뭇잎 사이에 몸을 .. 더보기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3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