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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이 떠나라. Report to Greco 니코스 카잔차키스.
1883에 태어나 1957에 사망. 이 글은 1954-1957 사이에 쓰여졌다.
희랍인 조르바를 영화로 보고 소설로 읽었으나 남들이 받았다는 감동은 커녕 작가의 관점 - 인생, 사회적 관계, 책무, 남성의 인생에서 여성의 의미 등-에 대해 고개가 갸우뚱해지고 그에 대해 비판적이 되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그를 시대적 한계 속의 인간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사고의 배경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지 그의 사고 프레임에 동의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50년 넘어 백년 가까이 전의 서구의 마이너 칸튜리 출신으로 조국에 대한 애정, 터키의 지배하에 터어키의 그리스인 학살에 대한 분노, 나름 서구인으로서 아시아에 대해 선입견과 우월감을 드러낸다. 아시아에 대한 우월감의 근거는 그의 무지와 편협함이어서 그의 눈 앞에 펼쳐지는사실조차 왜곡하여 바라본다.
그의 아버지 쪽은 아랍계이다. <여자가 같이 자자고 부르는데 가지 않으면 저주를 받을 지어다. 신은 이것을 용서하지 않는다. 너는 지옥의 밑바닥에 유다와 자리를 함께 할 지어다> 아버지로부터 들은 아랍남자들에게 주어지는 말이라고 한다. 희랍인 조르바에서 읽혀지는 여성에 대한 시선과 인식의 열쇠가 되는 말이다. 여기에는 욕구를 인정하며 그것은 살아있는 생명에게 '밥'을 먹이듯 다루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여성에게도 성적 평등을 인정한다는 아랍인들의 여성 욕구에 대한 이해가 보이나 인격적 상대이기보다 사랑에 배경하지 않은 성적 시혜로 보인다.
조르바는 카잔차키스와 동업 실패 후 세르비아로 가서 흑인 아내를 얻고 (그녀를 '쓸만한 여자입니다'라고 표현하였음) 아이들을 얻었다. 조르바는 편지에 "아이들이 귀여우나 강아지 고양이를 귀여워 함과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소설에서도 카잔차키스 인생에도 아이는 등장하지 않는다. 생의 파트너인 아내와 자기 자식에 대한 이 자세는 무엇인가. 그 시대의 그리스남, 아랍남에게 생의 파트너로서의 여자라는 개념은 없었을런지 모르겠고 자식은 복속존재이었던 모양이다.
실제인물 조르바는 카잔차키스와, 소설속의 조르바는 먹물 작가와 사업을 하는데, 돈은 작가 먹물이 내고 사업 운영은 조르바가 하였다. 사업은 엉성하고 투자는 무리하고 그 결과, 망한다. 결과에 대해 조르바는 자유롭고 조르바를 숭앙하는 작가도 그 자유를 멋으로 본다(?). 소설 속의 작가의 돈은 아버지로 부터 받은 것이다. 남의 돈으로 모험을 즐기고 결과에 관계없이 자유롭다니, 그리스판 한량인데, 요즘 눈으로 따지자면 무책임이고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것이다. 1920~1945년 세계가 정치적으로 흔들리고 서구가 전쟁과 파괴와 불안 속에 흔들리던 시대, 삶과 힘의 철학이 재편될 때 조르바의 무모한 용기와 열정이 원시적으로 자기를 투척하게 하는 리더쉽로 숭앙되었던 거 아닌가 싶다.
카잔차키스의 신은 여러번 바뀌고 복합적이다. 그의 피속의 아랍, 주변 환경인 그리스 정교, 카토릭 학교에서의 교육, 성장과정에서 불교, 부처 공부등 여러 종교적 레이어가 여러 해 동안 덮이고 덮여 신을 유일한 존재로 보기보다 한계를 가진 인간과 대비되는 영적 존재로 보는듯하다. 그는 신부등의 종교직을 가지려고 하였다가 문학을 하기로 늦은 나이에 (40) 선회한다.
카잔차키스의 매력은 조르바로 표현되는 사내스러움과 지적, 문학적 인생살이의 스케일일 것인데 그를 키운것은 그의 고향과 여행, 독서이다. 고향에서 여행에서 자연을 보고 사랑하고 받아들이고 즐기고 감사할 줄 알게 되었고 자연이 땅위의 생명에게 주는 힘과 공포 앞에 의연한 아버지에 겸손한 어머니에게서 부모, 핏줄에 대한 감사와 존경, 생명의 이어짐을 배웠다.
조르바를 통해 표현되고 숭앙되는 원시성, 열정, 무모할 정도의 용기 등을 카잔과 그의 추앙자들이 받들고 있는데, 용기, 열정, 자유로움을 존경하나 21세기 쫀쫀하게 헤아리며 조심하고 살아야하는 대다수의 인생들에게는 과거의, 소설속의 자유일 뿐이고 그가 표방했던 가치들은 21세기에는 비판되고 지양되야할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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