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뉴스가 쏠렸어요

엄마생각 2012. 8. 29. 17:45

 전에 없이 강력하다는 태풍이 지나갔다. 서해안, 남해안에 피해가 크다. 폐사된 가두리 양식장의 어패류는 어민에게 닥친 고통때문에, 살아있던 생물이 떼죽음 때문에 이중으로 마음아프다. 

봄 가뭄 견디고 말 그대로 살인적인 더위를 견디며 키운 과일이 강풍에 떨어진 상황은 참혹하다. 모양 곱게 키우려 배 하나 하나 종이봉지 씌워놓고 가을을 기다렸던 농부의 가슴이 무너졌으리라.


 서울 등 도시에 큰 피해는 없었던 듯하다. 방송에서 몇 시간씩 재난 대비 방송을 한 덕분이기도 시민들 사이의 SNS덕분이기도 하겠다. 태풍의 크기, 태풍이 크니 준비가 꼼꼼해야 하지만, 알려진 피해의 총합을 루사나 메미와 비교해 보면 방송은 호들갑을 떨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 호들갑은 좀 의도적이지 않나 싶다. 이틀, 사흘 전부터 상당한 시간을 태풍의 위치를 알리는 데 썼고 크기와 파괴력을 보는 사람이 공포심을 느낄 정도로 계속적으로 주입했다는 느낌이다. 인터넷은 창에 신문, 테이프 붙이는 이야기로 도배되었고 핸드폰으로 태풍 주의 전문이 몇번이고 들어왔다. 웬만큼 준비한 사람도 겁먹게 만드는 수준이다. 과다한 정보는 판단을 마비시키고 관심을 불균형하게 만들 수도 있다. 기울어진 판단과 중요한 현상에 대한 미흡한 관심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결국 댓가를 치르게 한다.


 방송 3사의 뉴스를 이리 저리 돌려 보았다. 뉴스 시작부터 끝까지 태풍 이야기다. 센 비바람 속에 기자들 세우고 인터뷰하는 걸로 몇 시간을 끈다. 시청자의 불안은 상승한다. 다른 긴한 일은 관심에서 밀린다. 양초와 라면과 생수가 재고 바닥나게 팔렸고 사재기는 없었다는 앞뒤 안맞는 멘트에 성숙한 국민이라는 칭찬이 따른다. 보였던 영상 다시 보여준다. 영상도 앵커의 질문도 기자의 답변도 외울 판이다. 눈치 빠른 시청자는 다음 뉴스가 뭘지 때려 맞출 수 있겠다. 몇가지 정치 뉴스는 단신으로 처리하고 검찰이 야권 인사에 대해 흘린 혐의는 추측을 더해 보도한다. 

 

 음험한 정부는 한쪽으로 기운 방송으로 국민의 눈귀를 막는 사이 다른 쪽에서 이런 일을 조용히 처리한다. 경향신문과 지방지 몇이 보도했을 뿐 방송사와 조중동은 교과부의 결정을 보도하지 않았다. 


대학 교내에 호텔, 해외 투자도 가능. 정권 말기 사립 대학 빗장 푼다. 

교육용 기본재산을 수익용으로 바꾸는 것이 허용되고

수익용 재산을 처분해도 사후보고만 하면 된다.

대학 안에 호텔을 지어도 되며, 교사를 지을 때 높이 제한도 없어진다.  

4년 중임의 사립대 총장 임기 제한을 없애 총장 임기를 무제한으로 허용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8272205045&code=94040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8280013105&code=940401


 이런 숫법은 올림픽 기간동안에도 그랬다. 5천만에게 올림픽 게임과 메달 소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듯 20시간씩 올림픽 기사만 올려 댔고 나머지 시간은 박근혜 행보와 드라마에 배정했다. 새누리당의 고위층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박근혜를 홍보하지만 다른 당에 대해서는 후보간 비판 내용을 보도할 뿐이다. 여당의원의 공천 자금 수수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종결한다는 사실은 단신처리하고 반새누리당 인물들에 대한 혐의에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써가며 보도하는 걸로 국민들로 하여금 혐의를 사실인 듯 인식하게 만든다. 검찰 수사의 불균형에 대한 비교와 비판같은 건 기대할 수 없다. 케비에스, 엠비씨의 수뇌부와 그들에게 목메달고 있는 방송인사들이 기울어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어 케비에스, 엠비씨의 수뇌부가 바뀐다 하더라도 어떤 스텐스에 이미 익숙해진 조직원이 중심을 찾기까지 진통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언젠가 각성의 시간이 와서 방송, 언론의 역사를 복기한다면 이 시기는 방송의 암흑기라 불릴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