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체리와 고엽제
엄마생각
2011. 5. 28. 00:16
2011/05/27 - [잡담] - 체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예쁘디 예쁜 체리가 농약으로 코팅되었다는 체리 상자의 문구를 보면서 고엽제를 떠올리고 있다.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이 두가지가 왜 함께 연상되는지.
여러가지 이유로 시장이 열리고 푸드 마일리지는 높아지고 있다. 푸드 마일리지는 생산지로부터 내 식탁까지의 거리이다. 필리핀, 온두라스, 미국에서 먼 길을 떠나기 전에 방부제를 덮어쓰면 과육은 몇 주간의 항해와 유통 시간에도 싱싱한 외양을 유지한다. 내 집의 냉장고에서도 물기가 빠질 뿐 꽤 여러 날 과육이 썩지 않는다.
동네에 프랑스인이 빵집을 열었다. 그가 빵 바구니를 들고 골목 초입에서 오가는 이들에게 맛보라고 빵조각을 권한다. 받아 먹으며 어디 밀가루를 쓰느냐고 물었더니 프랑스 밀가루를 쓴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미국 밀가루를 쓰는데, 방부제가 많이 들었다고 걱정을 한다...프랑스 밀가루도 그렇느냐...하고 물었다. 영어, 불어에 우리말을 쓰며 더듬던 그가 손을 저으며 no. no, no 한다. 우리 거는 미국 밀가루와 달라요!라고 강변하듯. 프랑스 농부들은 농약 많이 쓰는 거 싫어하고 아주 조금, 최소한 쓰려고 한다며 엄지 검지로 아주 조금...이라고 한다. 멀리 가고 긴 시간 멀쩡해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생산자에게 농산물은 인간의 몸을 이루는 식품이기 이전에 상품이다. 그 상품을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농민은 약을 덜 쓸거고.
베트남과의 전쟁에서 전전긍긍하던 미국은 그 땅에서 대대손손 살아가야하는 인간과 자연에 대해 윤리도 양심도 없었다. 베트남에서는 정글과 사람을 고엽제로 화학적으로 태웠고 한국에서는 고엽제를 음험하게 파묻고 30년 동안 은폐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 아마도 내가 살지 않을 땅, 멀리 있는 땅, 그곳에 사는 사람은 나와 엮이지 남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 아닐까. 농약 코팅한 체리도 방부제 밀가루도 멀리있는, 나와 엮이지 않을 남들이 먹을 거라서 그러는 거 아닐까. 지구의 생명은 이어져 있드시 사람들 사이도 그렇건만. 감시에서 자유로운 미국이라는 권력자, 시장의 지배적 공급자가 무고한 "남"들에게 퍼부은 화학적 폭력이 아닐까. 그것을 30년 씩이나 은폐한 것은 그것이 저질러서는 않될 폭력이라는 걸 인정한다는 반증아닐까.
.......................
엊저녁 여덟시, 교보문고에서 책을 사들고 나오는데, 미국 대사관 쪽에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보니 경찰에 둘러쌓인 30-40명의 사람들이 가로등 비치지 않아 어두컴컴한 KT빌딩(교보문고와 미 대사관 사이) 앞에 앉아 고엽제 매립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었다. 시민들이 매일 저녁 7시에 미국에 항의하기 위하여 모인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예쁘디 예쁜 체리가 농약으로 코팅되었다는 체리 상자의 문구를 보면서 고엽제를 떠올리고 있다.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이 두가지가 왜 함께 연상되는지.
여러가지 이유로 시장이 열리고 푸드 마일리지는 높아지고 있다. 푸드 마일리지는 생산지로부터 내 식탁까지의 거리이다. 필리핀, 온두라스, 미국에서 먼 길을 떠나기 전에 방부제를 덮어쓰면 과육은 몇 주간의 항해와 유통 시간에도 싱싱한 외양을 유지한다. 내 집의 냉장고에서도 물기가 빠질 뿐 꽤 여러 날 과육이 썩지 않는다.
동네에 프랑스인이 빵집을 열었다. 그가 빵 바구니를 들고 골목 초입에서 오가는 이들에게 맛보라고 빵조각을 권한다. 받아 먹으며 어디 밀가루를 쓰느냐고 물었더니 프랑스 밀가루를 쓴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미국 밀가루를 쓰는데, 방부제가 많이 들었다고 걱정을 한다...프랑스 밀가루도 그렇느냐...하고 물었다. 영어, 불어에 우리말을 쓰며 더듬던 그가 손을 저으며 no. no, no 한다. 우리 거는 미국 밀가루와 달라요!라고 강변하듯. 프랑스 농부들은 농약 많이 쓰는 거 싫어하고 아주 조금, 최소한 쓰려고 한다며 엄지 검지로 아주 조금...이라고 한다. 멀리 가고 긴 시간 멀쩡해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생산자에게 농산물은 인간의 몸을 이루는 식품이기 이전에 상품이다. 그 상품을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농민은 약을 덜 쓸거고.
베트남과의 전쟁에서 전전긍긍하던 미국은 그 땅에서 대대손손 살아가야하는 인간과 자연에 대해 윤리도 양심도 없었다. 베트남에서는 정글과 사람을 고엽제로 화학적으로 태웠고 한국에서는 고엽제를 음험하게 파묻고 30년 동안 은폐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 아마도 내가 살지 않을 땅, 멀리 있는 땅, 그곳에 사는 사람은 나와 엮이지 남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 아닐까. 농약 코팅한 체리도 방부제 밀가루도 멀리있는, 나와 엮이지 않을 남들이 먹을 거라서 그러는 거 아닐까. 지구의 생명은 이어져 있드시 사람들 사이도 그렇건만. 감시에서 자유로운 미국이라는 권력자, 시장의 지배적 공급자가 무고한 "남"들에게 퍼부은 화학적 폭력이 아닐까. 그것을 30년 씩이나 은폐한 것은 그것이 저질러서는 않될 폭력이라는 걸 인정한다는 반증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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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 여덟시, 교보문고에서 책을 사들고 나오는데, 미국 대사관 쪽에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보니 경찰에 둘러쌓인 30-40명의 사람들이 가로등 비치지 않아 어두컴컴한 KT빌딩(교보문고와 미 대사관 사이) 앞에 앉아 고엽제 매립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었다. 시민들이 매일 저녁 7시에 미국에 항의하기 위하여 모인다고 한다.